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배제 및 징계절차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윤 총장의 거취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반면, 야권에서는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막으려는 횡포'라는 취지로 반박했다. 한때 여당 내 소신파로 불렸던 이른바 '조금박해'(조응천·금태섭·박용진·김해영) 당사자들은 엇갈린 의견을 내놓았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추 장관의 발표 내용이 사실이라면 징계가 불가피하다"고 평가했지만, 같은 당 조응천 의원은 "이게 검찰개혁에 부합하는 것이냐", 최근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은 "경악스러운 일"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은 2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대한민국 법무부 장관이 직접 발표한 내용이 전혀 근거 없을 것으로 추측하는 건 아닌 것 같다"며 "발표 내용이 사실이라면 징계가 불가피한 사안 아니냐, 이렇게 조심스럽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추 장관이 발표한 징계 사유 중 '재판부 사찰'이 검찰의 통상적인 정보 수집이란 주장에 대해서도 박 의원은 "그것이 통상적인 관례였다 해도 잘못된 것이라면 문제가 지적될 수 있다. 또 (검찰의 재판부 사찰이) 통상적이거나 관례를 넘어서는 수준인지는 모르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또 "징계 절차가 진행될 테고, (윤 총장의 대응에 따른) 법적 절차에 대한 판단도 나올 테니 과정을 무거운 마음으로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반면 검찰 출신 조 의원은 이날 SNS에서 "징계사유의 경중과 적정성에 대한 공감 여부와 별개로, 과연 헌정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직무배제 및 징계청구를 할 만한 일인지, 또 지금이 이럴 때인지, 그리고 국가와 사회에 도움이 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추 장관은 윤 총장에 대해 취임 직후부터 몹시 거친 언사와 더불어 초유의 수사지휘권, 감찰권, 인사권을 행사하더니 급기야 직무배제 및 징계청구라는 돌아오지 못할 다리를 건너고야 말았다"면서 "공수처를 출범시키고 윤석열을 배제하면 형사사법의 정의가 바로 서냐"고 거듭 비판했다.
아울러 "1년 내내 계속된 코로나로 온 국민이 힘들어하고 있다"며 "그런데 연일 집중하는 것은 공수처요 윤석열이니, 지난 전당대회 직전 제가 '말로는 민생을 외치며 눈은 검찰을 향하고 있다'고 한 것 아니겠냐"고 지적했다.
지난달 말 민주당을 떠난 금 전 의원은 전날 밤 SNS에 "설마 했는데 서울중앙지검이 윤 총장 장모를 기소하는데 맞춰 추 장관이 징계청구 및 직무배제 명령을 했다"며 "정말 경악스러운 일"이라고 언급했다.
금 전 의원은 "(추 장관이) 여러 가지 이유를 들고 있지만,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진짜 징계청구의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며 "주요 사건 수사에서 정부의 뜻과 다르게 행동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검찰총장으로 위엄과 신망을 손상시켰다는 구절에선 절로 실소가 나왔다. 이런 식이라면 댓글 수사가 마음에 안 든다고 엉뚱한 이유를 들어 채동욱 검찰총장을 사퇴하게 만든 박근혜 정부와 뭐가 다른가"라면서 "검찰개혁은 특정인에 대한 것이 아니다. 제도적으로 검찰의 중립성을 담보하게 시스템을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야권에서는 추 장관의 직무 배제 조처를 두고 '검찰에 대한 권력의 폭력'이라는 취지로 반박하고 나섰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국민은 정부 내 이런 무법 상태에 경악한다"며 "검찰총장의 권력 부정, 비리 수사를 법무장관이 직권남용·월권·무법으로 가로막는 게 정녕 대통령 뜻인지 확실히 밝혀주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같은 당 배준영 대변인도 구두논평에서 "윤 총장에 대한 징계청구 및 직무배제 조치가 시행되면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는 멈출 것이고, 대한민국의 법치주의는 조종(弔鐘·불길한 징조)을 울릴 것"이라며 "법무부가 무법부, 비법부임을 최종적으로 인증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