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델라웨어주 윌밍턴 인수위 본부에서 “여러분이 싸움에 지쳤다는 걸 안다”고 운을 뗀 뒤 “그러나 우리가 지금 서로와 싸우고 있는 게 아닌 바이러스와 전쟁 중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가족을 잃고 추수감사절을 맞는 심정이 얼마나 비통한지 자신의 경험을 들어 미국인을 위로했다.
그는 “사랑하는 이를 잃은 사람들에게 이 순간이 특히 힘들 거라는 걸 안다. 믿어도 된다. 나는 안다”면서 깊은 숨을 들이쉰 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처음 맞았던 추수감사절을 기억한다. 빈 의자와 침묵에 숨이 막혔다”고 회상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1972년 12월 교통사고로 아내와 한 살배기 딸을 잃었고 2015년에는 장남 보를 떠나 보냈다.
바이든 당선인은 “감사하는 게 힘들다. 앞을 내다본다는 것조차 힘들다. 희망을 갖는 것은 더 어렵다. 이해한다”면서 “이번 추수감사절에 모두를 생각하며 기도할 것”이라고 위로를 전했다.
그러면서도 바이러스와 싸워 이겨내야 하는 시급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가족 전통을 포기하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안다. 하지만 아주 너무 중요한 일”이라면서 의료 전문가들의 조언을 듣고 마스크 쓰기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실내 모임을 자제할 것을 호소했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고 있는 가운데 가족이 모여 칠면조 구이로 저녁을 함께 하는 추수감사절이 다가오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달 들어 300만 명이 넘는 확진자가 쏟아진 데다 이날까지 코로나19 누적 사망자가 26만 명에 달하는 등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하고 있어서다.
이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지난주 미국인들의 추수감사절 이동 자제를 권고한 바 있다.
상황이 어렵지만 바이든 당선인은 희망의 메시지를 잊지 않았다. 그는 “여전히 감사할 것이 많고 희망을 갖고 꿈을 꿀 것이 많다고 나는 믿는다”면서 “진짜 희망이 있다. 그러니 버텨라. 우리는 할 수 있다. 바이러스를 물리칠 수 있다. 미국은 이 전쟁에서 패하지 않을 것이다. 일상적인 삶이 돌아올 것이다. 약속한다”고 용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