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환경ㆍ사회책임ㆍ지배구조를 가리키는 ESG 투자전략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국내 ESG 관련 ETF 상품은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ESG 키워드는 붙였지만, 시가총액 상위종목을 추종하는 지수와 차별점을 찾기 힘들어 상품개발 수요가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29일 한국거래소는 △KRX ESG Leaders 150 △KRX Governance Leaders 100 △KRX Eco Leaders 100 △KRX ESG 사회책임경영지수(S) △코스피 200 ESG 지수 △코스닥 150 거버넌스 지수 등 6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지수를 개발한 상태다.
기업의 사회책임투자, 지속 가능한 성장 등 비재무적 요소에 대한 투자자들이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거래소는 금융상품 개발을 도모하고자 명확한 키워드 중심으로 테마형 ESG 지수를 내놓았다. 해당 지수는 환경ㆍ사회책임ㆍ지배구조 등을 주요 키워드로 이름 붙여졌다.
예를 들어 KRX ESG Leaders 150의 경우, 유가증권ㆍ코스닥시장 상장종목 중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평가한 ESG요소가 우수한 150개 종목을 구성해 지수를 산출하는 방식이다. 다른 지수 역시 중요한 ESG 요소 중심으로 편입 비중을 조절하는 구조다.
관련 지수 기준 수익률로 연일 상승세다. 코스닥 150 거버넌스 지수의 1년 수익률은 57.25%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KRX ESG 사회책임경영지수(S)는 30.50% 올랐다. 코스피지수가 약 20%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지수 추종만으로도 이를 웃도는 수익률 실현이 가능한 셈이다.
그러나 이들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는 총 7개에 불과해 투자자 접근성은 낮다. 국내 상장된 ESG 관련 ETF 상품으로는 △KODEX MSCI KOREA ESG유니버설 △KBSTAR ESG사회책임투자 △FOCUS ESG리더스 △KODEX 200ESG △TIGER MSCI KOREA ESG리더스 △TIGER MSCI KOREA ESG유니버설 △ARIRANG ESG우수기업 등이 전부다.
순자산총액, 거래대금도 작다.올해 11월 기준 7개 ESG ETF 순자산총액(AUM)은 970억 원 수준이다. AUM은 ETF를 통해 운용하는 자산의 가치를 의미한다. 미국 최대 ESG ETF인 블랙록의 ‘iShares ESG MSCI USA Leaders’(SUSL) 순자산총액이 한화 약 2조9600억 원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아예 거래량 자체가 없는 셈이다. 순자산총액이 낮은 ETF는 투자자가 적고, 거래가 활발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금이 계속 유입되지 않으면, 향후 상장폐지 가능성도 커진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투자자들이 펀드보다 ETF 투자를 선호하면서 운용사들도 관련 상품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면서도 “ESG관련 정보가 있는 종목을 포함시키는데, 대체로 시가총액이 큰 종목들이 포함되다보니 코스피200 구성종목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 KODEX MSCI KOREA ESG유니버설 지수를 살펴보면 KODEX 200과 같은 종목, 유사한 비중으로 구성됐다. KODEX MSCI KOREA ESG유니버설 지수는 삼성전자 비중이 22.79%를 차지해 가장 높고, SK하이닉스, NAVER, LG화학, 삼성SDI, 카카오 등이 지수를 이끈다. KODEX 200 역시 삼성전자가 31.27% 차지하며 위와 같은 종목들로 짜였다.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선 ESG 펀드가 더 활발하게 나오고 있는데, 펀드 구성 종목을 보면, 어떤 기준으로 종목을 선정하는지 구체성, 신뢰성 문제가 계속 제기되고 있다”며 “해외에선 ESG ETF가 활발하게 운용되고 있어 국내에서 적합한 상품을 찾지 못할 경우, 해외 ETF 직접 투자도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