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 "개소세 인하, 내수 진작 위해 연장돼야"…국회, 자동차 개소세 개정안 다수 발의
내년 1월부터 자동차 구매 부담이 커진다. 정부가 내수 진작을 위해 시행하던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가 올해 말 끝나서면서다. 업계 안팎에서는 개소세 인하를 당분간 지속하고, 장기적으로는 개선하거나 폐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개소세를 30% 인하하는 조치가 이달 31일로 종료된다. 개소세 인하 조치가 끝나면 현재 자동차 가격의 3.5%가 부과되는 세금이 원래대로 5%까지 높아진다. 이는 신차 구매 비용이 높아지는 결과로 이어진다.
정부가 자동차 개소세 인하를 결정한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소비 침체가 우려돼서다. 정부는 우선 3월부터 6월까지는 개소세를 100만 원 한도 내에서 70% 인하했다. 자동차 가격의 1.5%에 해당하는 세금만 부과한 것이다. 이에 따라 신차 가격이 최대 143만 원 내려가는 효과가 있었다.
이후에도 코로나19 사태가 지속하고 업계의 건의가 이어지자 정부는 인하 폭을 30%로 축소하고 100만 원이던 할인 한도를 없애는 방식으로 올해 말까지 개소세 인하 조치를 재차 연장했다.
개소세 인하 종료일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자 자동차 업계는 인하 기간을 다시 연장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지속하는 만큼, 내수 촉진 효과가 입증된 개소세 인하 조치가 여전히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분석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내수 판매는 개소세 70% 인하 이후 전년 대비 15.9% 증가했고, 금액으로는 약 2조6178억 원 늘어났다. 개소세 인하가 내수진작에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이참에 개소세 인하를 넘어 제도의 개선, 폐지까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애초에 자동차 개소세는 사치품에 한해 세금을 거두기 위한 취지로 1977년 제정됐는데, 자동차가 필수품이 된 2020년에 이를 적용하는 것이 합당치 않다는 논리다. 실제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 통계에 따르면 올해 5월을 기준으로 국민의 46.2%가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국회에도 업계의 목소리가 반영된 개별소비세법 개정안이 다수 발의된 상태다.
이채익 국민의힘 의원은 배기량이 1600㏄ 이하인 승용차는 개별소비세를 내지 않도록 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안을 적용하면 현대차 아반떼, 기아차 셀토스, 르노삼성 XM3 등 준중형 차종은 개소세를 면하게 된다.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3000만 원 미만의 승용차를 과세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담았다. 과세기준을 자동차 가액으로 바꾼 것이다. 양 의원 측은 “중저가 승용차를 개별소비세 대상에 포함해 과세하는 건 입법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다”라며 제안 이유를 밝혔다.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은 아예 승용차에 대한 개소세를 폐지하는 안까지 제출한 상태다.
자동차 업계는 일단 개소세 인하 연장을 끌어내는 데 주력하고, 장기적으로는 제도의 개선을 촉구해나갈 계획이다.
KAMA 관계자는 “현시점에서는 개소세 인하 조치가 연장되는 것이 우선"이라며 "자동차 개소세가 정부 재정에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쉽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개소세의 개선과 폐지까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