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맥을 가다⑬] "한남뉴타운 투기 의혹 말도 안 돼…임기 후 자연인 돌아갈 것"
'369억 원.'
성장현 용산구청장이 임기 중 찾아낸 용산구의 재산이다. 지적공부 대조와 현지조사를 거쳐 25개 필지를 돌려받아 369억 원 상당의 재산을 확보했다. 재정도 크게 늘렸다. 2011년 500억 원 남짓하던 재산세가 지금은 약 1500억 원까지 증가했다. 용산구의 곳간도 늘어났다.
3일 서울 용산구청에서 만난 성 구청장은 "개발부터 복지까지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2010년 용산구청장으로 당선 이후 2번의 선거를 더 치르면서 그를 지지하는 표는 약 1만 표씩 늘어났다. 그는 구청장으로서 펼친 행정들을 구민들이 인정해줬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미군 부대가 이전하면서 용산은 전환점을 맞고 있다. 용산구의 현안도 이와 관련 있다. 성 구청장은 미군이 떠난 자리에 공원을 조성해 시민들이 누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그는 극복해야 할 난관이 많지만 속도전보단 방향성을 제대로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미군이 이사한 지가 꽤 됐는데 아직도 소유권을 넘겨받지 못했습니다. 미군과 함께 해결해야 할 일도 남아있어요. 미군이 주둔함으로써 우리가 입은 피해를 해결해야죠. 세를 살다가 나간 사람도 나갈 땐 원상복구 해주고 나가는 거 아닙니까? 그리고 제 임기 내에 드래곤힐 호텔 등 미군 존치시설이 이전되도록 힘쓰려고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이 하는 것도 문제가 있는데 미군들이 호텔을 한다는 건 말이 안 되죠. 책임지고 해결하겠습니다."
새 시대를 준비하는 용산은 복지 영역에서도 '최초' 타이틀 획득을 목전에 두고 있다. 국내 최초의 '치매안심마을'이다. 내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경기도 양주시에 있는 용산 소유의 땅 1만1672㎡에 '선진형 치매 케어 노인요양시설'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설계를 진행하고 있고 양주시와 협의해 건축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예산 200억 원 중 114억 원가량을 확보했다.
"치매 환자들이 텃밭을 가꾸고 애완동물도 키우는 공간으로 조성할 생각입니다. 카페나 제과점에서 음식도 사 먹고요. 145명 정도 들어올 수 있는데 치매지만 자신을 돌볼 수 있는 사람들이 들어와 모여 살면서 생활하는 곳이죠. 여기에 의사와 간호사도 상주시켜 안심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만들겠습니다."
1998년 1차례, 2010년부터 3선에 성공하면서 일 잘하기로 유명한 성 구청장이지만 얼마 전 때아닌 '투기 논란'에 휩싸였다. 한 단체는 성 구청장이 2015년 1월 한남뉴타운 4구역 조합 설립 인가를 해주고 7월 다가구주택을 매입한 것을 문제 삼았다. 그는 이를 두고 절차나 시기상으로 '투기'와는 전혀 거리 먼 것이라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조합설립 인가는 75% 이상 조합원들이 동의하면 받아줘야 합니다. 구가 싫다고 안 받아주고 하는 게 아니란 뜻입니다. 조합 설립 인허가가 나기 전에 집을 사서 인가 후 매각하거나 다세대를 구매해서 일부를 차례차례 매각하는 것이 투기죠. 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도 재산이 늘어나면 이를 다 확인합니다.”
성 구청장은 이번 임기를 끝으로 자연인으로 돌아간다. 구체적인 계획은 밝히지 않았지만 정치인의 삶을 이어나가겠다는 꿈은 있다고 했다. 임기가 끝나기 전에 용산근현대박물관 건립과 박물관 인프라를 연계해 용산 브랜드 가치를 높일 예정이다. 성장과 복지에 이어 콘텐츠를 확보해 용산 발전에 이바지한 구청장으로 남고 싶다는 그다.
"제가 가장 두려운 게 역사입니다.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게 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고요. 제가 이끌었던 용산 구정 12년이 사람들 모두가 용산 발전에 가장 큰 기여를 했다고 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