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애프터 수능 마케팅도 시들하다. 작년까지만 해도 수험표만 있으면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등 풍성했던 이벤트가 자취를 감췄다. 올해 수능 지원자가 졸업생의 27%인 49만 명으로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데다 코로나19 재확산에 집객 마케팅을 자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업체들이 수능 마케팅을 내놓고는 있지만 예년에 비해서는 규모가 확 줄었다.
롯데백화점은 수능 다음날인 4일부터 13일까지 수험표 지참 고객을 대상으로 롯데상품권 증정 행사를 진행하는 등 행사를 진행한다고 3일 밝혔다. 패션 상품군(여성·남성·스포츠·레저·잡화) 10만 원 이상 구매 시 10% 상당의 롯데상품권을 증정하며 1인 1회 참여할 수 있다.
전점 NBA 매장에서는 3일부터 6일까지 2021년 대학교 새내기를 위해 21%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전점 라이프워크 매장에서는 3일부터 선착순 구매 사은행사를 진행해 10만 원 이상 구매 시 마스크스트랩을 증정하고 20만 원 이상 구매 시 힙색을 증정한다. 본점에서는 대형 이월상품 행사를 선보이고. 잠실점에서는 브랜드가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신라스테이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판매 중인 객실 패키지를 예약하고, 체크인 시 수험표와 신분증을 제시하면 1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마트24는 오는 4일부터 10일까지 카카오톡 이모티콘 ‘테이스트오브서울2020’ 2002개 또는 이마트24에서 현금처럼 사용 가능한 500원 쿠폰 2002장을 선착순으로 증정한다. 고3 수험생(2002년생)이면 누구나 이벤트에 참여가능하다.
지난해 까지만 해도 백화점은 물론 편의점, 헬스앤뷰티스토어, 패션 브랜드, 외식업체까지 수험생을 겨냥한 할인행사를 경쟁적으로 선보였다. 수험표는 무료 및 할인 혜택 쿠폰으로 변신했다.
현대백화점과 타임스퀘어는 수험표를 지참한 수험생에 최대 50%까지 할인 혜택을 제공했고, SPC그룹은 파리바게뜨도 매장에서 수능 관련 제품 1만8000원 이상 구매 시 케이크 5000원 할인티켓이나 3000원 할인 랜덤 티켓을 증정했다. 설빙도 수험표 인증 이벤트를 진행해 주문한 메뉴와 수험표를 함께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리면 1만900원 상당의 모바일 쿠폰을 제공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는 작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롯데백화점과 이마트24를 비롯해 일부 업체가 애프터 수능 마케팅에 나서고 있지만,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선 업체는 드물다. 타임스퀘어와 SPC그룹을 비롯해 대부분의 업체는 응시표 관련 마케팅을 아예 없앴다. 코로나19 재확산을 우려해 정부가 연말까지 ‘집콕’을 당부하면서 수험표 마케팅은 자취를 감춘 셈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수험표 행사를 진행하긴 하지만, 지난해보다는 규모를 많이 줄였다”면서 “코로나19 확산에 정부가 집에만 계시라 당부하면서 적극적인 홍보는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외식업 관계자는 “올해도 수험생을 대상으로 할인 행사를 진행하지만 홈페이지에 게재하거나 보도자료를 내는 대신 회원에 문자를 보내는 등으로 방식을 바꿨다”고 말했다
유통업체들은 수험표 마케팅 대신 건강 먹거리와 신입생 수요를 겨냥한 IT가전·의류용품 행사 홍보에 집중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고3 수험생과 가족들 격려 차원에서 한우와 홍삼 등 건강 먹거리를 대폭 할인하고, 이달 16일까지 태블릿PC과 노트북, 게이밍 모니터도 저렴하게 선보인다. ‘아이뮤즈 뮤패드 L10 LTE’ 태블릿PC를 26만9000원에 팔고, 스피커가 탑재된 ‘게이밍모니터’(CM3240WF)는 29만9000원에 선보인다.
현대 H몰은 17일까지 ‘나이키 블랙프라이데이’를 진행해 나이키 신발·의류 약 600여 개 상품을 최대 50% 저렴하게 판매한다. 대표적으로 ‘나이키 에어 베이퍼맥스 2019’ 10만9500원에 팔고, ‘나이키 W 에어맥스 270’ 8만9500원으로 반값에 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