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권금융이 개인이 공매도에 활용 가능한 대여주식 규모를 1조4000억 원 수준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는 현재의 약 20배 수준이다.
김태완 증권금융 기획부장은 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개인대주 접근성 개선' 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국증권금융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기관이 공매도에 이용하는 대차시장 규모는 약 67조 원으로 집계된다. 반면 개인이 공매도를 위해 이용하는 대주시장 규모는 230억 원에 그쳤다.
신용도 파악이 쉬운 기관 투자자는 한국예탁결제원 등을 통해 대차거래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지만, 개인은 증권사를 통해 증권금융에서 주식을 빌리는 대주 방식으로 공매도를 해야 한다.
김태환 부장은 "개인 대주시장이 아직 빈약하다"며 "이는 우선 대주를 취급하는 증권사가 6곳에 그쳐 투자자 접근성이 제한돼 있고 대주 재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데다 한정된 대주 재원마저 비효율적으로 활용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대주를 취급하는 증권사를 늘리고 대주 재원을 확대하며, 실시간 통합거래 시스템을 구축해 대주 재원 활용 효율성을 높이는 3단계 대주 활성화 추진 방향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에 한국증권금융은 대주 취급 증권사를 늘리기 위해 대주 활성화 전담팀을 구성할 방침이다. 김 부장은 "해당 증권사의 대주 시스템 구축을 적극 도울 것"이라며 "각 증권사가 투자자 동의를 받아 신용융자 담보 주식을 대주에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데 증권금융이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대주 취급 증권사가 종목별 대주 가능 수량을 즉각 확인할 수 있는 실시간 통합거래 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른바 '한국형 K-대주시스템'을 토대로 대주 재원 활용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는 설명이다.
한국증권금융은 이 같은 3단계 활성화를 통해 대여 가능 주식 규모를 지난 2월 말 기준 715억 원에서 향후 약 20배인 1조4000억 원으로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공매도는 주가 하락 시 원금까지만 이익이 가능하고 주가 상승 시에는 원금 이상 손실이 가능해 일반 주식거래보다 위험성이 있다고 짚었다.
이에 선물옵션 등 다른 상품의 사례를 참고해서 사전교육 의무 이수, 투자자 역량과 유형에 맞춘 차입 한도 설정, 담보비율 기준 설정 등 투자자 보호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토론회는 내년 3월 공매도 금지 조치 만료를 앞두고 금융당국의 개인 공매도 활성화 방안 마련의 목적으로 열렸다. 금융위원회는 토론회에서 제안된 의견 등을 검토한 뒤 개인 공매도 활성화 최종안을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