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까지 콜옵션 90% 정리될 듯”
소프트뱅크는 유망 스타트업 발굴이라는 회사의 본령을 잊고 파생상품 투자에 뛰어들어 시장을 혼란케 하고 있다는 투자자들의 거센 반발에 결국 옵션거래를 조용히 접고 있다고 2일 블룸버그통신이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9월 소프트뱅크가 지난여름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MS), 넷플릭스 등 미국 나스닥거래소에 상장한 대형 기술주들에 대해 콜옵션 40억 달러(약 4조4000억 원)어치를 사들였다고 폭로했다.
소프트뱅크와 같은 대기업이 레버리지(지렛대) 효과와 변동성이 매우 큰 옵션거래에 뛰어들었다는 소식에 당시 나스닥지수가 급락하는 등 시장이 요동쳤다. 이에 손정의는 ‘나스닥 고래’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얻게 됐다. 소프트뱅크도 실망한 투자자들이 일제히 주식을 내던지면서 한때 시가총액이 최대 170억 달러 증발했다.
제프리스의 아툴 고얄 선임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손정의와 같은 장기 투자자가 단기 파생상품 거래에 이끌렸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최근 콜옵션 포지션을 유지하는 대신 기간이 만료해도 내버려 두고 있다. 한 소식통은 “소프트뱅크 콜옵션의 약 90%가 단기 계약이어서 이달 말까지 해당 계약이 모두 정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프트뱅크는 손정의가 개인적으로 3분의 1 지분을 보유한 SB노스스타를 통해 기술주와 파생상품에 약 200억 달러를 투자했다.
손 회장은 지난달 실적 발표 당시 자산운용사인 SB노스스타는 소프트뱅크의 막대한 현금보유고를 활용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옹호했다. 그는 또 파생상품 거래 규모가 부풀려졌다고 주장했다. 9월 말 기준 SB노스스타가 보유한 옵션과 선물 실제 가치는 27억 달러로, 총 292억 달러에 달하는 전체 포트폴리오 중 1.2%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또 소프트뱅크는 파생상품 거래로 얻은 이익도 신통치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소프트뱅크는 3분기 파생상품 거래에 따른 손실이 28억 달러에 달해 올해 상반기 올린 이익을 거의 까먹었다. 이에 소프트뱅크는 9월 말까지 6개월 동안 파생상품 거래로 올린 이익이 100만 달러가 약간 넘는 수준이었다. 이는 대부분 기술주가 올해 가파르게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소프트뱅크는 결국 옵션거래를 정리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한 소식통은 “이번 분기에 옵션거래 관련 소프트뱅크 수익은 개선됐다”며 “그러나 미국의 격렬했던 대선이 끝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등장하면서 시장 변동성이 줄어 소프트뱅크는 파생상품에서 이익을 창출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