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대책 24번 쏟아냈지만 유례없는 집값 폭등과 전세대란 벌어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결국 교체됐다. 유례없는 전세난과 폭등하는 집값으로 부동산 민심이 최악으로 치닫자 정부도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최근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은 부동산 정책 실패론이 부각되면서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정부는 김 장관 교체와 관련해 경질성 성격은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다.
정부는 4일 김현미 장관 후임으로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을 내정했다. 국토부 장관 교체는 현 정부 들어 2번째다. 김 장관은 문재인 정부 출범부터 3년 6개월 동안 국토부 수장을 맡아왔다.
정부는 김 장관의 임기 동안 꾸준히 신뢰를 드러냈으나 민심은 정반대였다. 김 장관이 부동산 정책 수장으로 24번의 부동산대책을 쏟아냈지만 집값은 치솟고 전세 품귀가 심화하는 상황을 야기시켰다는 평가에서다.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김 장관이 취임한 2017년 6월부터 올해 11월까지 서울 아파트값은 16.32% 올랐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김 장관이 현실감이 떨어지는 발언을 수차례 쏟아내며 여론의 거센 반발을 샀다는 점이다.
특히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 이후 전세난이 심화됐음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수치로 입증됐다.임차인을 보호하고 매매시장을 안정시키는 데에는 큰 보탬이 됐다”며 전 국민적 분노를 샀다.
최근에는 ‘아파트가 빵이라면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다’ 등의 발언으로 여론과 야권으로부터 뭇매를 맞기도 했다.
지난달 말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주택 공급 확대 방안에 대해 답변하며 “아파트는 공사기간이 많이 걸려 당장 마련하는 것은 어렵다”면서 “아파트가 빵이라면 제가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다”고 발언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김 장관의 발언을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된다’고 했던 프랑스 루이 16세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에 빗대어 “현미빵투아네트의 딴 나라 발언들”이라고 책망했다.
김 장관에 대해 부정적 평가만 있는 것은 아니다. 건설업계 업역 칸막이 규제를 푼 것이나, 주거복지로드맵 등 포용적 주거복지망 확충, 광역급행철도(GTX) 건설 등 수도권 광역교통 개선, 스마트시티 보급 등은 성과로 꼽힌다.
하지만 현 정부가 정권 초기부터 내세웠던 집값 안정화에 실패하면서 김 장관은 결국 불명예스럽게 퇴진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