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환경공단, '제헌호' 잔존유 제거ㆍ서식지 조성…11종 출현
침몰선의 잔존유를 제거하고 이를 활용한 해양생물 서식지 조성 효과가 확인됐다. 해양환경공단(KOEM)은 침몰선 ‘제헌호 서식기반 조성 작업’ 결과 부착 생물 및 어류 서식을 확인했다.
제헌호는 27년 전 부산 다대포 앞바다에서 침몰했다. 해양수산부로부터 침몰선박 잔존유 제거사업을 위탁받아 진행하는 해양환경공단은 지난해 12월 제헌호 선체 내 잔존유 약 98㎘를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제헌호의 경우 순수 국내 기술로 잔존유를 제거한 최초 사례다.
공단은 잔존유 제거 이후 선체 일부 11곳을 사각 형태로 절단해 해양생물 서식지 기반을 조성했다.
이후 제헌호 해양생물 서식지 조성 효과 분석을 위해 지난 10·11월에 선체 내 해양생물 서식지(조사구)와 서식지 주변의 일반해역(대조구) 2곳의 조사정점을 선정해 수중촬영 및 자망과 통발을 이용한 어획 조사를 시행했다.
조사 결과 해양생물 서식지의 오염 또는 훼손된 현상은 발견되지 않았고, 선체 내·외부에 부착된 저서생물 총 7개 분류군, 11종이 출현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자망 조사 결과 제헌호의 해양생물 서식지가 인근 일반해역보다 해양생물의 출현 양상이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단은 내년에 추가 조사를 시행해 해양생물 서식지 조성 효과를 비교·분석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조사 시 제헌호 해양생물 서식지에서만 발견된 별상어, 참돔 등의 어류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출현 양상을 조사할 계획이다.
박승기 해양환경공단 이사장은 “침몰선박 제헌호는 잔존유 제거를 통해 해양환경 위협 요인을 예방하고 해양생물 서식지로서 자원화한 국내 첫 사례”라며 “후속 침몰선 관리사업에 적용이 가능할 수 있도록 지속 검토해 어족자원 증가 및 건강한 해양생태계 조성을 위해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한편 해수부가 관리하는 고위험 침몰 선박은 68척, 잔존유는 3994톤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침몰선에서는 기름 유출이 우려되는 만큼 정부는 잔존유 제거에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공단은 올해 부안과 태안 해역에 침몰한 두리호와 퍼시픽프렌드호의 잔존유 제거사업을 추진 중이다. 우선 이들 선박에 대해 잔존유 존재 여부 확인 작업이 진행됐다.
현재 △잔존유 유출 확산 예측 △피해위험 평가 △선체 상태조사 △장애물 확인 △잔존유 유무 확인 △잔존유량 계측 △자원화 방안 등이 검토 중이다.
박 이사장은 “지난해 성공적으로 추진한 제헌호 잔존유 제거사업의 경험을 토대로, 침몰선박 내 잔존유 적재 여부를 철저히 확인하고 위험성을 안전하게 제거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