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일 내 브뤼셀서 대면 회의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두 사람은 이날 전화 협의를 진행한 뒤 “공평한 경쟁조건과 향후 분쟁 발생 시 해결을 위한 거버넌스, 어업권 등 세 가지 문제에서 상당한 이견이 있다”며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상황에 아직 이르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존슨 총리가 조만간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직접 만날 것이라고 전했다.
두 사람은 이날 90분 안팎 동안 전화로 협상을 진행했지만, 입장 차를 좁히지는 못했다. 이에 따라 두 정상이 직접 만나기로 결정, 수석 협상관과 협상팀에 며칠 내로 대면 회의에 대비한 정상 간 논의 과제를 정리하라고 지시했다. EU는 10~11일 브뤼셀에서 정상회의를 열 예정이지만, 영국과 EU 측의 회담이 언제 열릴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양측은 영국이 지난 1월 말 EU를 탈퇴하면서, 원활한 브렉시트 이행을 위해 올해 말까지로 설정된 전환 기간 안에 무역협정을 포함한 미래관계에 대한 협상을 마무리 짓기로 했다. 하지만 계속되는 협의에도 양측은 그동안 어업권 등 주요 쟁점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만약 영국과 EU가 연말까지 합의하지 못한다면 관세 등 무역 장벽이 발생, 사실상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떠나는 ‘노 딜 브렉시트’와 다름없는 상황에 이를 가능성도 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위기에 처한 영국과 유럽 경제를 더욱 짓누르게 하는 또 하나의 요인이 될 수 있다.
다만 영국이 이날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의 통화에 앞서 자국의 ‘국내시장법안’ 일부 조항을 삭제하거나 수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양측의 협상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10월 공개된 영국의 국내시장법안은 브렉시트 근거가 된 EU 탈퇴 협정의 일부 조항을 무력화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어 EU로부터 반발을 불러왔다.
EU 측은 영국에 철회를 요구했으나, 영국 정부가 이를 수용하지 않자 법적 대응에 나서는 등 양측의 관계가 악화하면서 협상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그런데 영국 측이 “구체적으로 수일 내에 EU와의 미래관계 협상에서 해결책을 찾게 되면 국내시장법안에서 북아일랜드와 관련해 논란이 제기된 내용을 삭제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이다. 영국 측이 한발 양보하는 자세를 보이면서 화해의 제스처를 취함에 따라 협상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