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테슬라 CEO, 텍사스로 이사…“캘리포니아, 자만·특권의식 빠져”

입력 2020-12-09 09:29수정 2020-12-0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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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우승하지 못하는 장기 연승 기록 스포츠 팀 같아”
“실리콘밸리 세계에 너무 과도한 영향력…그러나 줄어들 것”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악셀스프링거 미디어 어워드 행사에 참석해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베를린/AP뉴시스
미국 전기자동차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텍사스로 이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머스크는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주최한 연례 CEO 평의회 행사에서 “캘리포니아주가 혁신을 당연한 존재로 취급하는 것에 실망했다”며 “몇 개월에 걸쳐 텍사스로의 이주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본사가 있는 캘리포니아를 장기 연승 기록을 가진 스포츠팀에 비유했다. 그는 “이런 팀은 다소 자만하고 특권의식에 빠지기 쉽지만, 더는 우승하지 못하고 있다”며 “캘리포니아도 너무 오래 우승자여서 이를 당연한 일로 생각하게 됐다”고 꼬집었다.

머스크의 텍사스 이주 소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원격 근무 확산으로 주요 기업의 실리콘밸리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앞서 지난주에는 실리콘밸리 초창기 토대를 마련한 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HPE)가 텍사스로 본사를 이전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실리콘밸리가 IT 산업 거점으로서의 매력을 잃고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머스크는 “실리콘밸리는 세계에 너무 과도하게 영향을 미치게 됐다”며 “그러나 그런 영향력은 변하고 있다. 어느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정부의 규제와 관료주의를 비판하면서 그들이 스타트업 육성을 막고 독과점을 우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혁신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비켜야 한다”며 “삼나무 숲이 있으면 작은 나무들이 자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테슬라는 올해 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주가도 폭등해 머스크는 개인적으로도 세계 2위 부자에 올랐다. 그러나 테슬라는 정부 규제인 온실가스 배출권 판매로 상당한 이익을 내고 있다. 사실 테슬라는 정부 규제의 최대 수혜자인 셈이다.

머스크는 지난 5월 캘리포니아 당국이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해 테슬라 공장을 폐쇄하자 격분하면서 소송을 제기하고 생산을 재개했다. 그는 지난달 검사에서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오자 병의 위험성을 애써 낮추고 검사 정확성에도 의문을 제기해 비판을 받았다.

텍사스에는 머스크가 세운 민간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의 엔진 실험장과 로켓 생산시설이 있다. 또 텍사스 주도 오스틴 인근에는 테슬라의 새 전기 픽업트럭인 ‘사이버트럭’ 등을 생산할 공장이 건설되고 있다.

특히 텍사스는 주 소득세가 없어서 머스크가 막대한 돈을 절세할 수 있다. 그는 올해 주가 폭등으로 수십 억 달러에 달하는 스톡옵션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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