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의존도 높인 한국, 산업역동성 OECD 최하위로

입력 2020-12-09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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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 "잠재성장률 급락까지 이어져…산업혁신 등 과감한 구조 개혁 필요해"

한국 경제의 산업역동성이 급격히 떨어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등 일부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에서 새로운 경쟁력 있는 산업이 등장하지 못하면서 산업역동성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특히 산업역동성 하락은 잠재성장률 급락의 요인이 될 수 있어 과감한 경제구조 개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연구원은 9일 ‘한국경제의 역동성 진단:산업구조변화와 성장의 국제비교’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산업역동성은 OECD 국가들에 비해 빠르게 하락하고 있으며 이는 잠재성장률 급락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산업역동성이 높은 경제는 생산성이 높은 부문으로 자원배분이 원활히 이루어지고 혁신이 활발히 이뤄진다. 이와 반대로 효율성이 낮고 창조적 파괴, 즉 혁신이 부진하면 산업역동성이 떨어진다.

보고서는 산업구조 변화속도로 측정된 산업역동성(변화속도가 높을수록 산업역동성도 높음)을 한국을 포함한 OECD 국가들에 대해 연도별로 측정한 후 5년 기간 평균값을 상호 비교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산업역동성은 2000년대 들어 OECD 주요국보다 급격히 하락했다.

(자료=한경연)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우리나라 산업역동성은 비교대상 33개국 중 30위로 최하위 수준이었다.

2009~2013년 기간에도 비교대상 32개국 중 29위를 기록했다. 2004~2008년 기간에도 비교대상 31개국 중 29위로 최하위 수준으로 평가됐다.

반면, 1998~2003년 기간에는 비교대상 31개국 중 10위로 양호한 순위를 보였다.

이태규 한경연 연구위원은 “경제가 성장하면서 소득이 높아지고 산업구조가 성숙해질수록 산업구조 변화속도, 즉 산업의 역동성은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 추세”라면서도 “우리나라처럼 급속히 산업의 역동성이 저하되는 경우는 보편적이지 않고 우려할만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한국경제는 2000년대 들어서부터 특정 소수의 산업에만 의존해 성장하고 있고 전통적으로 경쟁력 있는 산업 외 새로운 산업의 등장이 부재한 상황이며 이는 산업역동성 급락과 무관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자료=한경연)

특히 제조업보다 서비스업의 산업역동성이 더욱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0년의 평균 산업구조변화 속도 평균값을 비교하면 서비스업의 하락 폭(이전 10년 대비)은 -38.4%로 제조업(-29.6%)을 보다 컸다.

이 같은 서비스업의 역동성 하락은 제조업 중심의 성장도 영향을 미쳤으나, 최근 서비스업에서의 강한 규제와 혁신부진이 근본 원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 연구위원은 “대형마트 규제, 우버, 타다 등의 신(新)모빌리티 사업 금지 등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 서비스업 사업환경은 혁신이 일어나기 매우 어려운 구조”라고 꼬집었다.

특히 보고서는 산업역동성의 추세적 하락이 잠재성장률 하락의 원인 중의 하나라고 주장했다. 경제분석에서 성장률 추세는 잠재성장률로 해석을 할 수 있으므로 산업역동성의 추세적 변화는 잠재성장률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OECD 보고서를 포함해서 여러 연구에 따르면 한국은 주요 선진국 중에서 잠재성장률이 가장 빠르게 하락하는 국가 중의 하나”라며 “잠재성장률 급락의 원인 중의 하나로 산업역동성의 급속한 저하를 빼놓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령화·저출산 심화, 생산성 하락 등을 잠재성장률 급락의 주원인으로 꼽고 있지만 여기에 더하여 산업역동성을 저해하는 각종 규제와 노동경직성 등도 반드시 언급돼야 한다”라며 “산업역동성을 높여 성장잠재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시장경쟁을 활성화하고 기업 및 산업혁신이 활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과감한 구조개혁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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