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은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 중국통 캐서린 타이를 기용했다. 상원에서 인준될 경우,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유색인종 출신 USTR 대표가 탄생한다.
타이 내정자는 대만 출신 이민자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다. 사립 명문 시드웰 프렌즈 스쿨을 졸업했고 예일대와 하버드대 로스쿨을 마쳤다. 이후 미국 워싱턴 로펌과 의회, 정부에서 경력을 쌓았다.
현재 하원 세입위원회 수석 무역 고문인 그는 무역대표부(USTR)에서 중국 담당 수석 변호사로 일하며 대중국 강경 목소리를 내온 강경파다.
USTR에서 일할 때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관련 세계무역기구(WTO) 분쟁에서 유럽연합(EU), 일본 등 다른 나라들을 규합, 중국에 대항해 분쟁을 승리로 이끈 경험도 있다.
동맹을 규합했던 타이 내정자의 이력이 바이든 당선인의 중국 전략에 들어맞는다는 분석도 많다. 지난주 바이든 당선인은 최선의 대중국 전략은 동맹과 함께 하는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타이 내정자가 바이든 내각에서 미국의 수입 규정과 다른 국가와의 협정, 특히 중국과의 무역갈등을 다루는 핵심 역할을 맡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인선을 통해 바이든 정부가 대중국 강경 자세를 취할 것임을 시사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타이 내정자는 대중국 강경 자세를 유지하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와는 다른 전술을 펼칠 가능성도 있다.
타이 내정자는 중국을 강하게 그리고 전략적으로 다뤄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8월 타이는 수년간 이어진 중국과의 무역전쟁에 대해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수입 관세는 방어적 수단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바이든 인수위원회는 “타이 내정자의 깊은 내공은 바이든 행정부가 무역 관련 영향력을 강화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미국 경제가 위기에서 벗어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타이 내정에 대해 의회에서도 우호적인 반응이 나온다. 민주당의 돈 바이어(버지니아) 하원의원은 “그가 하원 세입위원회에서 쌓은 경력에 비춰보면 USTR 대표 발탁은 현명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중국통에다가 대만 출신 이민자가 무역 정책을 다루는 수장에 오르는 만큼 중국은 긴장하고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실패로 미국 정부의 강력한 대만 지지 정책이 약화할 수 있다고 걱정하던 대만에서는 타이의 내정 소식에 반색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