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일부 지역에 긴급 봉쇄조치를 내렸고, 독일과 프랑스 등 주변국들은 변종 바이러스의 유입을 막기 위해 서둘러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네덜란드, 벨기에에 이어 독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이스라엘 등이 영국발 항공편 입국 금지 조치를 발표했다.
전날 영국이 변종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으로 대응을 4단계로 격상하고 긴급 봉쇄조치에 들어가자 주변국들도 유입 차단을 위해 대응에 나선 것이다.
프랑스는 이날 밤 12시부터 48시간 동안 영국에서 오는 모든 이동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도로, 항공, 해상, 철도를 이용한 이동은 물론 화물 운송도 금지된다. 독일도 화물기를 제외한 모든 영국발 항공편 착륙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네덜란드는 내년 1월 1일까지 영국발 항공편 입국을 금지했고, 벨기에도 최소 24시간 동안 영국발 항공편과 열차 운행을 금지하기로 했다.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 아일랜드 역시 영국발 항공편 운항을 중단했다. 중동 사우디아라비아도 변종 코로나19 출현에 국제 항공편 운항을 1주일간 중단키로 했다.
이들 국가가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선 데는 코로나19 확산 경험도 있지만 변종 코로나19가 훨씬 강력해졌다는 평가 때문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전날 코로나19 대응 수위를 3단계에서 4단계로 격상한다고 발표하면서 변종 코로나19의 감염력이 기존보다 70% 더 강하다고 밝혔다.
맷 핸콕 영국 보건복지부 장관도 변종 코로나19는 ‘통제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날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변종 바이러스의 확산세가 가파르며 통제 불가능하다”면서 “백신 배포 때까지 통제가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빗장을 채웠음에도 불구하고 변종 코로나19는 이미 유럽 일부 국가로 흘러 들어갔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는 이날 덴마크와 네덜란드에서 이미 변종 코로나19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남아프리카에서도 영국에서 나온 변종과 유사한 바이러스가 발견, 전 세계적으로 무풍지대가 사라질 것이란 공포가 퍼지고 있다.
유럽연합(EU) 차원에서도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EU 행정부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긴급 전화통화를 하고 대응을 논의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유럽 본부도 각국에 경계를 강화하라고 호소했다.
변종 코로나19가 기존보다 감염력은 강력하지만 더 치명적이라거나 사망률이 증가한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 또 접종이 본격화한 백신 효과를 희석시킬 것이라고 판단하기도 이르다. 하지만 백신으로도 바이러스 확산을 통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은 아직 영국 여행금지 조치를 결정하지 않았지만, 크리스마스 대이동을 앞두고 여행 금지 가능성이 커지는 분위기다. 미국 국무부는 현 시점에서 영국 방문 재고를 권장했다. 그러나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영국 방문 금지를 권장해 혼선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