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F 조사, "7개 업종 내년 시설투자 올해보다 3.1% 감소…규제 입법 우려"
내년은 주력 시장의 경기 회복에 힘입어 국내 수출이 올해보다 11.9% 급증하지만, 규제 입법 양산 등 구조적 요인으로 기업의 설비 투자가 3%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산업연합포럼(KIAF)은 22일 '주요산업 현황, 전망 및 과제'를 주제로 제7회 산업발전포럼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정만기 KIAF 회장은 개회사에서 "업종별 단체 의견을 종합할 때 내년은 백신 접종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종식되고 세계 경제가 V자 반등하면서 우리 산업경제도 수출 증가에 힘입어 급반등할 전망"이라며 "코로나19의 조기 종식 여부가 산업경제 성과를 좌우하는 중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KIAF 조사 결과 11개 업종의 내년 수출액은 4222억 달러로 올해(3771억 달러)보다 11.9% 증가할 전망이다. 생산도 △조선 14.0% △자동차 10.3% △기계 6.4% 등을 중심으로 증가할 예정이다.
반면, 내년도 설비투자는 대부분 기관의 전망과 달리 정체 혹은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자동차, 전자 등 주요 7개 업종의 내년 시설투자는 53조2000억 원으로, 올해(54조9000억 원)보다 3.1% 감소하고 지난해(62조1000억 원)보다 14.3% 감소할 전망이다.
KIAF에 따르면 이는 높은 인건비와 노사갈등 등 구조적 요인과 투자자금 조달 애로, 인프라 지원 미흡 등의 요인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조발표에서 "내년 세계 경제는 백신의 효과성, 안전성 등에 따라 경기 반등 속도가 변동할 가능성이 상존한다"라며 "백신 접종 속도가 빠른 미국이 주요 선진국 중 탄탄한 경기 회복세를 보이고 중국은 8%대 성장률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포럼에서는 규제 입법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등에 관한 우려도 나왔다.
정 회장은 “개정된 상법의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외국 투기자본이 추천하는 사람이 감사/이사로 선임돼 우리 기업의 전략이나 영업비밀을 빼가는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최근 입법된 법률이 이해관계자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필요하면 재개정해 주길 바란다”라고 주문했다.
특히,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과 관련해선 “대부분 업종별 단체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라며 "사고 발생과 경영자 책임 간 명확한 인과관계도 없는데 처벌하는 경우 억울한 사람이 나올 수 있고, 이러한 우려로 기업 활동이 위축될 수 있어 신중을 기울여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정순남 한국전지산업협회 부회장은 한국의 엄격한 노동 시장규제와 악화한 노동 유연성이 환경 변화에 둔감한 산업생산체제를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 부회장은 "2010~2018년 1인당 노동생산성 대비 노동비용 연평균 증가율은 일본이 -3.8%, 독일이 -2.7% 수준이지만, 한국은 2.5%에 달한다"라며 "최근 국회가 6개월 단위 탄력적 근로 시간제를 도입하는 법을 통과시켰지만, 이 역시 까다로운 도입요건을 제시해 활용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