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퇴임 D-30...어디로 튈 지 모른다

입력 2020-12-23 14:36수정 2020-12-23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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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벙커서 최측근들과 연일 회의
계엄령ㆍ투표기 압류ㆍ국방수권법 거부 등 시나리오 산재

▲1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마린원 헬기 탑승을 준비하고 있다. 워싱턴D.C/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11·3 대선 이후 결과를 뒤집기 위해 갖은 수단을 동원해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어떤 일을 벌일지 몰라 막판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은 내년 1월 20일이며,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는 당일 정오까지다. 판세를 뒤집기 위해선 취임식 전 1월 6일 실시하는 선거인단 투표 합산 전까지 승부를 봐야 한다. 아직 ‘사기 선거’ 의혹을 입증할 만한 명확한 증거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어서 여러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백악관 지하 벙커에서 업무를 보고 있으며, 계엄령 선포와 투표 집계기 압류 등의 실현 가능성을 두고 저울질하고 있다. 특히 자신의 충성파 인사들과 만남 횟수를 늘리면서 사기 선거 의혹을 점점 확신하고 있다는 풍문이 나돌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음모론을 펼치다 대선 캠프 법률팀에서도 퇴출당한 시드니 파월을 비롯해 극우 인사인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 계엄령을 언급했던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과 최근 만남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시드니 파월이 대선캠프 법무팀 소속이던 때인 11월 19일(현지시간) 루디 줄리아니 변호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워싱턴D.C./AP뉴시스
특히 파월은 최근 수차례 백악관을 드나들며 주변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지난주 백악관 회의에선 특별 고문 자격으로 자리하기도 했다. 익명의 한 소식통은 “파월과 관련된 모든 사항에 대해 높은 수준의 우려가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사기 혐의를 조사하기 위해 파월을 백악관 특검에 포함하자는 아이디어를 내놓았지만, 검찰 측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배넌과 매파 성향의 피터 나바로 무역 고문도 대통령의 귀가 돼 주고 있다”며 “우리는 이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나 필사적으로 움직이는지를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백악관 참모들 사이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주 플로리다주로 연말 휴가를 떠나는 것도 걱정거리다. 대선 불복에 반대하는 일부 참모들은 대통령이 공식 일정 외에 최측근들과의 별도 면담 또는 통화를 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불복 외에 국방수권법(NDAA)에도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미 지난주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현지 언론 브리핑에서 “대통령이 한국과 독일,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미군 철수 계획을 제한하는 NDAA에 거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휴회에 돌입한 미 의회 의원들은 늦어도 29일까지 워싱턴D.C.로 복귀해 거부권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재임 기간 8번이나 거부권을 행사한 만큼 이번 NDAA 거부권 행사도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는 관측이다. 다만 거부권이 행사돼도 상·하원이 각각 거부권 무효투표에서 3분의 2 이상의 찬성표를 획득하면 막을 수 있다. 무효투표 시한은 내년 1월 3일 정오까지이며, 불발될 경우 60년 만에 처음으로 NDAA 법안이 통과하지 못하는 사례가 된다.

폴리티코는 “NDAA에 대한 거부권 행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중 처음”이라며 “의회는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주에 최후의 입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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