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8일 ‘8만전자’ 신호탄을 알렸다. 내년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2018년 이후 약 2년 만에 ‘슈퍼사이클(초호황기)’를 맞이한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주가가 탄력을 받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16%(900원) 오른 7만8700원에 마감했다. 시가 총액은 469조8219억 원을 기록했다.
주가는 지난 3일 사상 처음 7만 원대로 올라선 이후 약 20일 만에 장중 8만 원대(8만100원)까지 돌파하면서 오름세가 가파르다. 삼성전자 주가가 8만 원을 넘어선 건 2018년 4월 주식 액면 분할(5만1900원) 이후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에도 이름을 올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부터 이날까지 개인 투자자는 삼성전자를 8조9837억 원 순매수해 국내 상장기업 중 가장 많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순매수액 2위도 삼성전자우선주로 5조9535억 원을 사들였다. 두 종목 합쳐 14조9372억 원의 순매수액을 기록했다.
반도체 업황 개선 전망이 주가 상승 배경으로 꼽힌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내년 반도체 시장 매출이 올해보다 8.4% 증가한 4694억 달러(약 509조7700억 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6월 내놓은 전망치(6.2%)보다 상향 조정했다. 특히 메모리 매출은 올해보다 13.3% 증가한 1353억 달러(약 147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코트라는 “수요회복과 단가상승, 5G 확대, 디지털 전환 가속화 등으로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예상된다”며 “석유 제품은 유가 상승에 힘입어 수출이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백신 출시에 따라 내년 세계 교역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메모리 사이클도 업턴(상승국면)에 진입할 전망”이라며 “이에 따라 이머징 시장(신흥 시장) 수급과 메모리 섹터 수급도 동반 개선하면서 삼성전자 주가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배당 기대감도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태고 있다.
앞서 2017년 10월, 삼성전자는 2018~2020년 3년간 발생한 잉여현금흐름의 최소 50% 이상을 추가 현금배당,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 주주환원에 사용하겠다고 발표한 바가 있다. 이에 올 연말은 주주 환원정책의 마지막 해인 만큼, 기말 배당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또한,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상속세 및 증여세 관련 재원 마련 이슈와도 맞물리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강현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이번 기말, 잔여재원을 현금배당액으로 최대한 환원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자사주 매입이 있었던 2018년 말과 달리 내년 1월은 잠정 실적 발표 이후로서 자사주 매입에 긍정적인 시기가 아니기에 특히 배당으로 지급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같은 배당정책은 실제 밸류에이션 재평가에도 유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익의 증감보다는 꾸준한 배당성향 상승과 유지가 밸류에이션 재평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며 “이익 개선→ 현금흐름 개선→ 배당 증가가 밸류에이션 재평가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형성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