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도 '마스크'가 필요해…'車 공기 청정 기술', 어디까지 왔나?

입력 2021-01-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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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자동차 실내 공기 중요성 높아져…국내 업계, 미세먼지 문제 겪으며 관련 기술 고도화

▲현대차 지능형 공기청정 기술 (출처=현대차 유튜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깨끗한 공기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며 자동차 업계가 고도화에 나선 공기청정 기술도 주목받고 있다.

볼보자동차가 9~10월 두 달간 미국 해리스여론조사소와 함께 운전자 4000명을 조사한 결과, 코로나19 확산 이후 자동차 실내 공기를 중요하게 생각하게 됐다는 답변이 다수로 나타났다. 조사에서 ‘팬데믹 이후 더 중요해진 자동차 관련 요소’를 물었더니 53%는 ‘세균 필터가 내장된 에어컨’을, 42%는 ‘외부 공기 질 모니터링’을 꼽았다.

이미 자동차 업계는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공기 청정 기술을 발전시키며 새로 출시한 차에 차례로 관련 기능을 적용해왔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2017년 출시한 7세대 부분변경 쏘나타(쏘나타 뉴 라이즈)에 처음으로 ‘공기 청정 모드’ 기술을 선보였다. 당시 현대차는 고성능 에어컨 필터를 사용해 초미세먼지와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 등을 걸러낼 수 있고, 버튼을 작동시켜 실내 공기를 깨끗하게 바꾸는 기능도 갖췄다고 설명했다. 이 기능은 미세먼지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던 상황과 맞물리며 주목을 받았다.

이후에도 기술 고도화에 나선 현대차는 스스로 실내 공기를 정화하는 ‘지능형 공기청정 시스템’을 2년 뒤에 선보였다. 차량 내부의 미세먼지 상태를 실시간으로 관찰해 정화해주는 기능으로, 실내 미세먼지 수치가 ‘나쁨’ 단계로 떨어지면 ‘좋음’ 단계가 될 때까지 청정 기능을 알아서 작동하는 점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외부 미세먼지 차단 효율을 높이기 위해 집진층을 늘린 고성능 콤비필터도 개발해 초미세먼지(PM 2.5) 포집률을 기존 94%에서 99%까지 높이는 데 성공했다. PM은 미세먼지를 뜻하는 Particulate Matter의 약자로, 먼지의 크기를 나타내는 지표다. PM 2.5는 사람 머리카락의 약 1/20~1/30 크기를 뜻한다.

아예 한국 시장을 겨냥해 공기청정 기능을 추가한 수입차 업체도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10월 출시한 '더 뉴 E-클래스'에 차량 내외부의 초미세먼지 농도를 상시 관찰하고, 필요하면 내기 순환모드로 공기 유입을 차단해 실내 공기 질을 쾌적하게 유지해주는 '에어 퀄리티 패키지(Air Quality Package)' 기술을 넣었다. 이는 한국과 중국 시장에 출시되는 신형 E-클래스에만 적용된 기술이다.

초미세먼지를 넘어 나노 미세먼지까지 막을 수 있는 항바이러스 필터를 사용한 기업도 있다. 중국 5대 완성차 기업 중 하나인 창안자동차는 4월부터 생산한 모든 자동차에 PM 0.1 수준의 항바이러스 복합필터를 사용했다. 초미세먼지는 물론 미립자, 비말, 에어로졸, 곰팡이 포자, 진드기분비물까지도 걸러낼 수 있다는 것이 사 측의 설명이다.

공기 청정 기술은 세계 완성차 업계가 공통으로 개발 경쟁을 벌인 분야는 아니다. 주요 자동차 시장인 유럽이나 북미에서는 대기오염 문제가 한국과 중국만큼 크게 드러나지 않아서다. 이 때문에 지속해서 관련 기술을 개발해온 한국과 중국 완성차 업계가 코로나19 확산으로 높아진 자동차 공기 청정 기술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전망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미세먼지 문제 등이 꾸준히 제기되며 소비자들의 요구가 있었기 때문에 공기 청정 기술이 개발될 수 있었다"라며 "더 쾌적한 실내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연구는 다각도로 진행 중"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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