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주도 시장 열릴까…M&A시장 연초부터 '후끈'

입력 2021-01-03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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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달라질 산업 지형에서 선두를 점하기 위해 대규모 인수합병(M&A)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신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2차전지, 바이오,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대기업들은 사업 시너지를 강화할 매물을 찾아나섰다. 여기에 금융지주사들까지 가세해 M&A 큰 장이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3일 IB업계와 회계업계에 따르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기업들이 적극적으로 M&A에 나서면서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는 작업(태핑)이 매우 활발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회계법인에서 M&A를 담당하고 있는 회계사는 “올해는 기업들의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M&A시장이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산업 지형에서 M&A는 필수 생존전략이 됐고, 대기업이 활발하게 시장에 참여하면서 상반기에만 조 단위의 M&A가 다수 이뤄질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고 전했다.

이미 지난해 SK하이닉스는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 일체를 인수하는 국내 최대 규모 메가딜을 체결했고,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세계 10위권 규모의 국적항공사 탄생을 앞두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은 올 상반기 중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뚜레쥬르 로고
지난 해를 넘긴 대형 매물도 다수다.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의 100%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 일부 지분 매각을 추진, 최근 지분을 인수할 숏리스트(적격예비인수후보)를 추린 것으로 알려진다. 본입찰은 올 2월말께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CJ그룹은 CJ푸드빌의 뚜레쥬르사업부문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CJ CGV, 올리브영 등 비주력 사업 매각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웅진에너지 로고
웅진에너지도 M&A 매물로 나올 전망이다. 최근 웅진에너지가 재판부로부터 회생계획안 강제인가결정을 받으면서 회생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에 관심이 있는 기업들이 웅진에너지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밸류에이션(기업가치)만 2조 원에 육박하는 배달서비스 어플리케이션 ‘요기요’를 비롯해 지난 해 우선협상자를 선정했다가 불발된 뒤 새주인 찾기에 나선 ‘로젠택배’, 코로나19로 몸값이 부쩍 높아진 ‘잡코리아’ 등도 올해 시장을 달굴 M&A로 꼽힌다.

금융지주들도 M&A 경쟁에 가세할 전망이다. 금융지주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은행에 의존해서는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KB·신한·우리금융 회장이 신년사에서 M&A를 콕 찝어 언급하기도 했다. KB금융은 내년에는 고성장이 예상되는 동남아시아 시장과 투자안정성이 높은 미국 등 선진국 시장 진출을 추진하는 투 트랙 전략에 나설 계획이다. 하나금융은 보험사업 부문 뿐만 아니라 비은행 부문 M&A를 통해 그룹 차원의 비유기적성장을 추진하고 우리금융도 종합금융그룹 사업포트폴리오 라인업 완성을 위해 증권 등 M&A 기회를 지속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굵직굵진한 보험사 M&A가 많았지만, 해외시장에서의 M&A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있다”며 “비은행 부문 강화를 통해 실적을 선방했다는 것이 증명되면서 각 금융지주 모두 내년에는 더욱 치열한 M&A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M&A 시장에서는 여전히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크고 매물들의 덩치가 큰 만큼 대기업들이 적극 나설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과 한화그룹 등 대기업들도 대형 M&A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면서 “모빌리티, 친환경에너지,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대기업이 좋은 매물을 찾기 위해 국내외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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