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이 바이러스 등장에 더는 안전지대 아냐
격리ㆍ봉쇄 넘어서는 전략 필요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대만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808명으로 누적 사망자는 7명에 불과하다. 하루 확진자가 수만 명을 웃도는 국가들에 비하면 대단한 선전인 셈이다.
이처럼 대만이 코로나19 확산 차단에 성공한 요인으로 발빠른 ‘고립’조치가 꼽힌다. 대만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초기부터 해외발 입국을 차단하고 엄격한 격리 조치에 들어갔다. 3월부터 대부분의 해외 입국을 막았고 대만인을 포함해 입국이 허용된 사람들도 2주 동안 엄격한 감시 아래 격리됐다.
이에 대해 천스중 대만 보건장관은 실패 사례에서 반면교사를 삼았다고 밝혔다. 가령 2월 일본 당국은 요코하마 항에 정박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승객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이 나올 경우 이동을 허용했다. 이들 가운데 나중에 양성 판정을 받은 경우가 있었다.
천스중 장관은 “검사를 한 사람은 양성이든 음성이든 모두 격리해야 한다는 점을 이때 분명히 알았다”고 강조했다. 대만의 엄격한 격리 조치는 의료 시스템 붕괴나 막대한 검사 비용 지출 없이 확산을 막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대만 정부는 ‘고립’, ‘봉쇄’, ‘격리’ 위주의 대응 전략을 고수할 방침을 분명히 했다. 천 장관은 “백신이 상용화될 때까지 정책을 변경할 가능성은 적다”면서 “백신이 면역을 형성하는지 확실해지면 그때 조금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대만의 대응 전략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전 세계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변이 바이러스까지 출현, 확산하면서 대만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NYT는 지적했다. 지난달 30일 대만에서도 영국발 변이 코로나19가 첫 발견됐다. 대만 당국이 입국 제한과 격리 조치를 강화했지만 확산세가 방역 당국의 통제를 벗어나는 건 시간 문제라는 경고다.
이에 격리와 봉쇄 조치를 넘어서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립대만대학교 보건대학의 찬창촨 교수는 “대만의 현재 전략은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명 확진자가 있었을 때 나온 정책들”이라면서 “지금 확진자가 수천만 명으로 폭증했다. 전혀 다른 국면”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국경 지대에서 무증상 환자들을 선별하기 위해 더 광범위한 검사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진짜 시험대는 백신 면역이 오래 지속되지 않아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가야 할 경우다. 봉쇄에 따른 정치·경제적 고립을 대만인들이 계속 견딜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것이다. 데일 피셔 싱가포르대 전염병 교수는 “조직을 정비하는 등 시간을 벌기 위해 국경 봉쇄를 취해야 하지만 이를 전략으로 여기지는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