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업계의 ‘물류센터’ 투자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4일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중개회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물류센터 누적 거래 대금은 약 2조300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대 거래금액을 기록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약 1조6000억 원) 대비 44% 증가한 수치다. 이 추이대로라면 지난해 전체 거래 금액 역시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물류센터 수요 증가 배경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산업 지형 변화를 지목한다. 코로나19에 비대면 온라인 쇼핑 확산세 속에 농·축·수산물을 중심으로 한 신선 배송 및 빠른 배송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물류센터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반면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장과 호텔 등은 코로나19 여파에 매출의 타격을 받자 이에 대한 부동산 투자 수요도 위축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부동산펀드의 설정 원본액은 109조8806억 원(지난해 11월 30일 기준)으로 1년새에 11.73% 증가했다. 반면 직전 해인 2019년 증가율이 30.16%인 것을 감안하면 증가세가 반 토막이 난 것이다. 그간 부동산펀드 성장세는 해외 대형 오피스가 주축이었다. 대형 증권사와 운용사를 필두로 프랑스과 독일 주요 상업지구의 건물들을 잇달아 인수했으며 이중 상당수가 부동산 펀드 형태로 투자됐다.
그러나 지난해 초부터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여파에 해외 대체투자도 사실상 개점휴업에 들어갔다. 이런 상황에서 저금리 기조로 시장의 유동성은 커졌고, 불어난 유동성은 국내 오피스 시장에 몰리게 됐다. 이 영향으로 지난해 국내 오피스 투자 시장은 잇달아 신고가 경신했다. 6월 현대해상 강남사옥이 3.3㎡(평)당 3380만 원의 역대 최고가를 경신한 데 이어 강남 더피타클타워(3400만 원), 11월에는 SK그룹의 본사 서린빌딩(3900만 원대)이 신고가를 새로 썼다.
이 같은 폭발적 수요를 반영하듯 준공 전 선매입하려는 금융투자사들의 움직임도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코람코자산신탁은 올해 2월 인천 항동에 준공 예정인 TJ물류센터를 지난해 3분기 3250억 원에 매입했고, 마스턴투자운용도 같은 지역에 개발 중인 저온물류센터를 1980억 원에 사들였다.
코로나19 여파에 주춤했던 해외 대체 투자도 물류센터 중심으로 재개된 상황이다. 이지스자산운용과 하나금융투자는 지난달 말 컨소시엄을 구성해 미국 아마존 물류센터 3곳의 개발 사업에 투자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9월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아마존 물류센터 세 곳을 약 2000억 원에 인수하는 투자를 진행했다.
전문가들은 올해에도 이러한 물류센터 투자 선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동 장세로 코로나19 장기화로 물류센터 투자 선호도는 올해에도 이어질 것”이라면서 “특히 인천과 경기 일부 권역 물류센터 개발이 진행 중이거나 개발이 예정돼 있어 선매입 사례 역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