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원유대금 8조에 송곳니 드러낸 이란… 정부 대표단 가도 '빈손' 가능성

입력 2021-01-06 16:55수정 2021-01-0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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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이란의 한국케미호 나포관련 외교통일위원회 긴급간담회에서 송영길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이란에 억류된 한국 선박이 조기에 풀려날 수 있도록 교섭 실무대표단의 현지 파견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이란 측이 ‘기술적 문제’라며 선을 그었다는 점에서 대표단이 현지에 파견되더라도 빈손으로 올 가능성이 지적된다.

앞서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지난 4일 오후 3시 30분께 호르무즈 해협의 오만 인근 해역에서 항해 중이던 한국 국적의 9700톤급 화학운반선 ‘한국 케미’호(號)를 나포해 한국인 5명 등 총 20명의 선원을 억류하고 있다.

고경석 외교부 아프리카중동국장을 단장으로 한 정부 실무대표단은 이르면 6일 밤 이란 테헤란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란 정부가 ‘한국 대표단의 방문은 필요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낸 상태여서 일정은 연기될 수 있다.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최종건 외교부 1차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외통위 긴급 간담회에서 간담회 종료 뒤 기자들과 만나 “이란 외교부는 ‘법률적 절차로 조사한 것이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고 언급했다. 그는 “따라서 이런 문제를 가지고 상의하러 오는 것은 아니다’라는 원칙적 입장을 밝힌 것으로 봐야 한다”며 “불만 표시로 보는 건 과장된 해석이라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란 외교부의 공식 입장은 철저하게 기술적 문제이고 환경오염 문제이기 때문에 다른 정치적 문제랑 결부시키지 말라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임기택 국제해사기구(IMO) 사무총장과 통화했지만, IMO 차원에서도 다른 사례와 비교해서 앞으로 법률적으로 대응해야 할 문제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란 국영 IRNA통신에 따르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5일(현지시간) 논평에서 선박 억류 건은 해양 오염 행위에 따른 완전히 기술적인 이유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또 최종건 외교 1차관이 오는 10일 이란을 방문할 예정이라는 언론 보도를 확인한 뒤 '이번 방문은 예정됐던 것으로 선박 억류 건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특히 이번 사안은 명시된 법적 절차대로 처리될 뿐 외교적 방문은 요구되지 않는다면서 이와 관련한 별도의 외교 일정은 합의된 바 없다고 밝혔다.

한편 혁명수비대의 한국 선박 나포는 미국의 이란 제재에 한국이 동참한 데 따른 불만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나포 이유로 해양오염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미국의 제재로 한국 계좌에서 이란 자금이 동결되자 이를 겨냥한 조치라는 해석이다.

기업은행과 우리은행의 이란중앙은행 명의 원화 계좌에는 미국의 이란 제재에 따라 이란산 원유 수출대금 70억∼90억 달러(약 7조5600억∼9조7200억 원)가 동결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에 동결된 이란 원유 수출대금 중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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