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GMP 기반 신차 출시 예정…현대모비스ㆍ현대위아ㆍ현대트랜시스 등 부품 계열사 수혜 전망
올해를 ‘대전환의 해’로 정한 현대ㆍ기아자동차가 전동화에 속도를 내면서 양사를 최대 고객으로 둔 그룹 계열사의 성장 가능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
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4일 발표한 새해 메시지에서 “2021년은 ‘신성장동력으로의 대전환’이 이루어지는 한 해가 돼야 한다”라며 대표적으로 ‘친환경 시장 지배력 확대’를 강조했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올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활용한 신차를 연이어 선보일 예정이다. 이르면 4월 출시될 현대차 ‘아이오닉5’를 비롯해 기아차 CV(프로젝트명), 제네시스 JW(프로젝트명) 등의 공개도 예정된 상태다.
E-GMP는 전기차 설계에 최적화한 뼈대다. 엔진과 변속기 등 내연기관 부품이 차지하던 불필요한 공간을 줄이는 대신 표준화한 배터리 셀과 모듈, 전용 파워트레인을 적용해 생산 효율을 높인 점이 특징이다.
이미 부품 계열사는 그룹의 전동화 전환에 맞춰 제품 포트폴리오를 변화해온 만큼, E-GMP 기반의 신차가 생산되기 시작하면 부품 공급을 늘리며 매출 확대를 이룰 수 있을 전망이다.
현대모비스가 대표적이다. 현대모비스는 구동 모터, 배터리 모듈, 인버터/컨버터 등 전동화 부품 분야의 경쟁력을 확보하며 관련 매출을 꾸준히 늘려왔다.
지난해 3분기 현대모비스의 전동화 부문 매출액은 전년 대비 76% 급성장하며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어섰다. 전체 모듈 매출액 중 전동화 부품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8년 6%에서 지난해 3분기 15%로 높아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E-GMP 출시에 힘입어 올해 전동화 부문에서 전년 대비 50% 이상 성장한 6조 원 안팎의 매출을 거둘 전망이다. 전동화 매출 비중도 20%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엔진 등을 생산하는 현대위아도 E-GMP 플랫폼 양산 이후에 수익성 개선을 이룰 전망이다. 현대위아는 E-GMP에 차세대 구동 부품인 IDA를 공급하는 계약을 지난해 확정 지었다. IDA는 엔진에서 나온 동력을 바퀴로 전달하는 축인 ‘드라이브 샤프트’와 이를 바퀴에 연결하는 ‘휠 베어링’을 하나로 통합한 제품으로, 현대위아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바 있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2023년 출시 예정인 친환경차 3종에 '통합 열관리 모듈' 납품도 추진 중이다. 이는 전기차 내부의 열을 통합해 관리해 실내 온도를 쾌적하게 조절하고 주요 부품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는 부품으로 추후 성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다이모스와 현대파워텍이 합병해 2019년 출범한 현대트랜시스도 전용 플랫폼 출시로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현대트랜시스는 내연기관 변속기 위주의 제품군을 전동화 모듈 영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지난해 5월부터 현대차 코나 EV 등에 사용되는 전기차용 감속기(변속기)를 생산하고 있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전동화전용 부품의 공급이 시작되면 기존 내연기관 부품 이외에 새로운 매출이 발생하는 만큼 수익성 개선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