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품, 와인, 보석, 클래식카 등은 부유한 투자자들이 자신들의 소유물을 다양화하고, 이러한 물건을 수집하는 것을 즐길 때 종종 매입하던 물품들이다. 하지만 최근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 속에서 이러한 물건들은 단순한 즐거움을 넘어 증시 버블 붕괴 등 자본 시장의 변동성에 따른 위험을 낮출 수 있는 훌륭한 투자수단으로 간주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1일(현지시간) 이 중에서도 위스키와 히트곡에 대한 권리 소유권, 그리고 대자연 등 세 가지를 2021년 주목할만한 색다른 대안투자 대상으로 꼽았다.
‘중년을 위한 술’, ‘독한 술’로 알려진 위스키는 최근 억 소리나는 몸값을 자랑하면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 대상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95년 숙성된 스카치 위스키 한 병은 경매에서 100~200만 달러(약 11억 원~22억 원)에 팔려나갔다. 특히 10년 전 희귀 와인에 대한 반응처럼 최근 아시아에서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부동산 정보업체인 나이트프랭크의 ‘2020 부 보고서‘에 따르면 희귀 위스키 가격은 아시아 투자자들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지난 10년 동안 564% 급등했다. 이는 고급 와인은 물론, 다른 어떤 사치품과 비교하더라도 월등하다는 평가다. 아울러 나이트프랭크 데이터는 최근 몇 년간의 시장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희귀 위스키 가격이 치솟는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설명했다.
히트곡에 대한 권리 소유도 새로운 투자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히트곡에 대한 권리는 기존 음반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모호한 게임’으로 통했다. 이것은 이제 옛말이다. 세상이 바뀌면서 히트곡에 대한 권리는 이제 자산 클래스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가 급증하고,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고전 음악 활용이 많아지면서 몸값이 껑충 뛰었기 때문이다. 소셜미디어 역시 이러한 가치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1977년 발표된 록밴드 플리트우드 맥의 ‘드림스’란 곡은 중국 동영상 공유 소셜미디어 ‘틱톡’에 의해 40여 년 만에 소환돼 역대급 차트 역주행 돌풍을 일으켰다. 한 중년 남성이 크랜베리 주스를 마시면서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틱톡 영상의 배경음악으로 활용되면서 지난해 가장 뜨거운 곡 중 하나가 된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스트리밍 혁명은 오래된 음악을 더욱 새롭고 가치 있게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대안투자 대상은 ‘복원된 황야’다. 환경 보호는 기존 부유한 사람들 사이에서 오랫동안 인기가 있는 카테고리였지만, 기후변화가 생물의 다양성을 위협하면서 더 이상 보존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게 됐다. 이제 새로운 종류의 환경주의 투자자들은 ‘리와일딩(rewilding)’이라는 접근법을 통해 토지를 원래의 생명이 살아 숨쉬는 황무지로 복원하길 원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기후변화는 생물 다양성을 중요한 문제로 만들었다”며 “투자자들은 재개발된 부동산을 통해 저탄소, 세금 우대, 생태관광 사업 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황무지를 다시 만들기 위한 과정은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들어갈 수 있으며, 결과를 보는 데까지 수십 년이 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