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와 차세대 엑시노스용 GPU 개발 중… 인텔과는 로봇청소기ㆍ파운드리 등 분야 넘어 협력
반도체 업계 신흥 라이벌인 인텔과 AMD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두 업체는 11일(현지시간)부터 온라인 개최되고 있는 세계 최대 전자ㆍIT 전시회 'CES 2021' 기조연설을 통해 경쟁사와 비교하며 자사 제품 기술력을 강조했다.
인텔과 AMD가 경쟁하는 동안, 삼성전자는 두 업체 모두와 협력체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어 주목된다.
13일(한국시간) 리사수 AMD CEO는 기조연설을 통해 모바일 프로세서 젠3와 서버용 CPU 에픽 프로세서 등을 공개하며 올해 고성능 컴퓨팅 시장을 주도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리사수 CEO는 통상 빨간색 옷을 즐겨 입던 것과 달리, 최근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인텔을 겨냥이라도 하듯 파란색 수트를 입고 나와 시선을 끌었다.
이날 AMD는 '젠 3' 코어 아키텍처를 기반의 '라이젠 5000 시리즈' 모바일 프로세서와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고성능 컴퓨팅을 위한 서버용 3세대 AMD 에픽(EPYC) 프로세서를 선보였다.
특히 리사 수 박사는 자사 제품과 인텔 제품의 벤치마크 상 퍼포먼스 격차를 제시했다.
그는 "젠3 아키텍처와 이에 기반한 제품군은 데스크톱과 노트북을 아우르는 PC 시장 새로운 혁신을 가져왔다"며 "이번에 공개한 라이젠7 5000 시리즈는 경쟁사 대비 디지털 콘텐츠 제작은 18%, 비디오 인코딩 44%, 오피스 작업 7%, 디자인 작업 39% 등 향상된 성능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인텔 역시 기조연설을 통해 신흥 경쟁자로 떠오른 AMD CPU를 자사 신제품과 비교하며 자사 기술의 우수성을 알렸다.
그레고리 브라이언트 총괄 수석 부사장은 이날 발표 곳곳에서 AMD 제품을 자사 신제품과 비교했다. 인텔은 AMD가 강조하는 코어 수와 상관없이 인텔 칩이 지니는 정보 처리 능력과 보안성을 강조했다.
예를 들어 v프로 프로세서를 소개할 때에는, 동일한 조건에서 해킹 프로그램에 쉽게 노출되는 AMD 프로세서와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v프로 프로세서의 모습을 비교하며 보안성이 우수하다는 점을 소개했다.
두 업체가 경쟁하며 기술력을 높이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양사 모두와 협력을 강화하며 주요 제품군에 대한 시장 지배력 강화에 나섰다.
전날 온라인으로 열린 모바일AP '엑시노스 2100' 출시행사에서 강인엽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장(사장)은 "AMD와 협업하고 있다"며 "다음 플래그십 모델에는 AMD와 합작한 차세대 GPU가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2019년 삼성전자는 AMD와 초저전력·고성능 그래픽 설계자산(IP)에 관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바 있다. 삼성과 AMD가 협력한 새로운 엑시노스는 '갤럭시Z폴드3' 등에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텔과는 다방면으로 협력 중이다. 삼성전자가 CES에서 공개한 로봇청소기 '제트봇 AI'의 경우, 인텔 AI솔루션을 최초로 탑재해 자율주행 성능을 대폭 끌어 올렸다. 노트북 등 PC 제품군에서도 오래전부터 협력 관계다.
파운드리 분야에서도 협력 가능성이 있다. 인텔은 최근 7나노 이하 첨단 제품 생산 지연으로 외주화 압박에 시달려 왔다. 이번 CES 2021에서 인텔은 외부 파운드리 활용 가능성을 언급하며 이를 인정했다. 7나노 이하 파운드리 양산 능력을 보유한 업체는 TSMC와 삼성전자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반도체 등 부품부터 TV, 스마트폰 등 완제품까지 다양한 사업군을 보유하고 있다"며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