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11월까지 누적 판매량으로 이미 폭스바겐 제쳐
폭스바겐 전기차 판매는 3배 이상 증가
14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전날 산하 브랜드를 포함한 그룹 전체의 2020년 세계 신차 판매 대수가 전년 대비 15.2% 감소한 930만54000대였다고 발표했다. 폭스바겐은 2019년까지 4년 연속 세계 판매량 1위를 구가하고 있었지만, 지난해 본거지인 유럽시장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침체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폭스바겐과 세계 판매 선두자리를 다투는 일본 도요타와 르노-닛산-미쓰비시 동맹은 아직 작년 판매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도요타는 이미 작년 11월까지의 누적 판매 대수만으로도 폭스바겐의 연간 판매량을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도요타는 지분법 적용 대상인 스바루를 포함해 지난해 1~11월 932만 대를 판매했다. 이에 글로벌 자동차 업계 선두 자리는 도요타가 사실상 탈환하게 됐다.
물론 5년 연속 판매 대수 1위는 놓쳤지만, 폭스바겐은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전기차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보였다. 폭스바겐의 지난해 전기차 판매 대수는 23만 대를 기록, 전년보다 3.1배나 증가했다. 지난해 9월 출고를 시작한 첫 번째 순수 전기차 ‘ID.3’가 5만6500대 팔려 나갔고, 폭스바겐 산하 독일 아우디의 ‘e-트론’의 판매도 호조세를 띠었다.
다만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애초 목표했던 바에 미치지 못했다. 폭스바겐은 2019년 1%에 불과했던 전기차 비중을 지난해 4%로, 2025년에는 20%로 가파르게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전기차 비중은 코로나19에 따른 공장의 생산 중단으로 출하가 늦어지면서 2.5%에 그쳤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V)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 2.8배인 19만 대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중국에서의 판매 대수가 384만 대로 전년보다 9% 줄어들었다. 수차례 록다운(도시봉쇄) 등으로 판매가 저조했던 서유럽은 293만 대로 22%나 급감했다. 중유럽까지 합하더라도 판매 대수는 361만 대에 그쳐 중국을 밑돌았다. 이에 따라 전체 판매량에서 중국시장이 차지하는 비율은 41%로, 전년 대비 3%포인트 높아졌다. 북미와 남미에서의 판매량은 각각 17%, 20%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