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즈 프로듀서’로 유명한 필 스펙터가 81세에 옥중 사망했다.
1960년대 최고의 음반 제작자인 그는 비틀즈의 마지막 스튜디오 앨범 ‘렛 잇 비’를 제작하기도 했다. 2003년 자신의 자택에서 여배우 라나 클락슨을 살해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받고 2009년부터 복역해왔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스펙터가 전날 오전 캘리포니아주에서 사망했다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지 4주 만이다. 정확한 사인은 추후 공개될 예정이나 그의 딸 니콜 오드리 스펙터는 "아버지 스펙터가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사망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말 수감 중 증세가 악화하자 샌호아킨병원으로 이송돼 이달 초에는 기도 삽관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1939년 뉴욕에서 출생한 스펙터는 10대 시절 학교 친구들과 밴드 테디베어를 결성한 바 있으며, 1959년 이 밴드가 해체된 후 작곡가 겸 프로듀서로 전향했다. 이후 ‘월 오브 사운드(Wall of Sound)’라는 독특한 편집기법으로 명성을 쌓았다. 이는 스튜디오 녹음 시 악기가 내는 소리를 반복해서 녹음해 쌓아 올려 사운드를 풍성하게 하는 기법으로 비치보이스나 아바 등 당대 아티스트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그의 대표작은 1970년에 발표된 비틀즈의 마지막 스튜디오 앨범 ‘렛 잇 비(Let it be)’다. 스펙터는 비틀즈의 연주에 현악기와 관악기 등 오케스트라 연주를 덧붙여 풍성한 사운드를 입혀냈다. 존 레넌의 대표곡인 ‘이매진(imagine)’ 역시 스펙터가 참여한 작품이다.
그의 명성은 2009년 클랙슨 살해 혐의로 유죄 선고를 받으면서 끝이 났다. 클랙슨은 2003년 스펙터의 저택에서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 스펙터는 클락슨이 우울증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결국 2급 살인죄로 최소 19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