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대응, 누구를 돕기 위해 고안됐나” 의문 제기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극심한 타격을 입었으며, 각종 소규모 사업체와 시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기 침체 속에서 기업들이 버티지 못하고 속속 쓰러져 버리면서, 1000만여 명의 대규모 실업자들이 쏟아져 나왔다. 매일 끼니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극심한 가난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그 3배에 가까운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러한 곤경은 적어도 상위 20%의 고소득층에게는 ‘딴 세상 이야기’였다. 미국의 일부 계층은 그 어느 때보다 윤택한 삶을 사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금융당국이 내놓은 전례 없는 긴급 조치에 부유층이 손에 쥔 보유자금은 날로 풍부해져만 갔다. 이들은 초저금리 정책 속에서 주택 융자를 차환했으며, 투자 계좌에 있는 주식과 채권의 가치는 나날이 급등했다.
차기 조 바이든 행정부는 코로나19 사태에서 미국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수조 달러 규모의 추가 부양책을 추구할 계획이지만, 경제학자들은 그보다 극심하게 확대된 미국의 빈부 격차가 일으킬 정치적·사회적 결과를 경고하고 있다. 아울러 소득 불평등이 이미 적어도 반세기 동안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한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야기된 재정적 파괴에 대한 국가의 대응은 누구를 돕기 위해 고안된 조치인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K자형’ 회복의 개념을 대중화시킨 윌리엄앤드매리 대학의 피터 애드워터 교수는 “미국 부유층에게 현재처럼 순탄한 때는 없었을 것”이라며 “정책 당국자가 내놓은 많은 조치는 부유층이 팬데믹의 영향으로부터 가장 빨리 회복하는 것을 가능하게 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