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톤 송유관, 바이든의 첫 시험대 돼…운영사, ‘100% 재생에너지’ 약속

입력 2021-01-19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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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정부 때부터 번복되는 사업 계획...미국 에너지 정책 방향 상징 돼
바이든 사업 중단 계획 소식에 운영사 수정 계획 발표 준비
17억 달러 투자…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제로 목표

▲조 바이든(왼쪽) 당시 미국 부통령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2016년 12월 9일(현지시간) 캐나다 오타와에서 제1차 장관급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오타와/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후 첫 시험대는 캐나다 키스톤 송유관 프로젝트가 될 전망이다. 환경 정책을 강조해온 바이든 당선인이 취임과 함께 본 프로젝트를 중단할 것이라는 소식에 사업을 진행하던 회사는 급히 사업 계획을 변경했고, 캐나다 정부는 법적 책임을 물으며 반발하고 나섰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키스톤XL 송유관 프로젝트를 맡은 TC에너지는 조만간 재생에너지의 ‘100%’ 활용을 중심으로 한 수정된 사업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전날 캐나다 CDC뉴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당선인이 취임 첫날 행정명령을 통해 송유관 허가를 취소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캐나다 원유 매장량 상당수가 모래와 섞인 ‘오일샌드’인데, 이 경우 원유 추출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많이 발생한다는 이유에서다.

키스톤 송유관은 석유 수송을 위해 캐나다 앨버타주와 미국 네브래스카주를 연결하는 총 2000마일(약 3200km) 길이의 초대형 프로젝트다. 2008년 처음 허가돼 줄곧 환경오염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후 환경 정책과 관련해 강공을 펼치던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승인이 거부됐다가 2017년 1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 이익 추구를 명분으로 다시 승인하면서 사업이 재개됐다. 이로 인해 키스톤 사업은 미국 에너지·환경 정책 이정표를 상징하게 됐다.

▲캐나다 TC에너지 근로자들이 지난해 4월 13일 미국 몬태나주 글래스고 인근 키스톤 송유관 공사현장에서 작업하고 있다. 글래스고/AP뉴시스
TC에너지는 바이든 당선인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이번 주 여러 조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우선 17억 달러(약 1조8719억 원)를 투자해 태양광, 풍력 등 오로지 재생에너지로만 송유관을 운영하고 2030년까지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든다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해진다.

리처드 프라이어 TC에너지 키스톤 프로젝트 부문 사장은 “우리는 이번 사업이 여태 건설된 것 중 가장 지속 가능하고 친환경적인 프로젝트라고 생각한다”며 “이는 에너지 인프라를 위한 획기적인 사업”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사업을 완전히 중단할 경우 캐나다와의 외교적 마찰도 우려된다. 전날 앨버타주는 “미국 정부가 송유관 허가를 취소할 경우 회사와 지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가능한 법적 수단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업 비용은 90억 달러로 책정됐는데 이중 앨버타 주정부의 자금 15억 달러가 지난해 투입됐다.

크리스틴 힐만 주미 캐나다 대사 역시 “사업은 초기 제안 당시보다 많이 달라졌으며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발전을 이끌 것”이라며 바이든 정부에 사업을 지속할 것을 촉구했다. WSJ는 “캐나다 정부 관계자들은 바이든 인수위원회에 계속해서 해당 사업을 압박하고 있다”며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대선 직후 바이든 당선인과의 첫 통화에서 최우선 과제로 키스톤 사업을 언급했다”고 전했다.

대규모 실직 사태 우려도 있다. 현재 1000여 명 직원이 공사에 투입된 상태다. 회사 측은 이미 지난해 8월 인력 고용과 관련해 4개 노동조합과 협약도 맺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 가뜩이나 일자리가 사라진 상황에서 환경보호를 이유로 키스톤 사업을 중단하면 바이든은 정권 초기 역풍을 맞을 위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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