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클럽' 제약사, 코로나19 비즈니스도 '총력'

입력 2021-01-20 14:28수정 2021-01-2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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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제약사들이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연구·개발(R&D) 기술력과 노하우를 쏟아붓는다.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 1년을 맞이한 가운데 K바이오의 힘으로 코로나19 종식을 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연 매출 1조 원이 넘는 국내 매출 상위 제약사들이 일제히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또한, 진단키트와 백신 사업도 전개하면서 진단부터 치료, 예방까지 감염병 전주기 비즈니스 모델 확립에 나섰다.

GC녹십자, 치료제 개발에서 백신 CMO까지 맹활약

국내 대표 백신기업 GC녹십자는 코로나19 사태에서 가장 두각을 드러낸 제약사다. GC녹십자는 혈장치료제 'GC5131A' 개발과 더불어 전염병예방혁신연합(CEPI)과 5억 도즈 규모의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을 맺었다. 계열사 GC녹십자엠에스는 지금까지 총 6종의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

GC5131A는 지난해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승인을 받고 연말 임상 2상을 마쳤다. 조만간 식약처에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임상 2상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면서 "늦어도 1분기 내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약은 중증환자에게 투여할 수 있으며, 이미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받아 코로나19 치료에 쓰이고 있다.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장에서 면역원성을 가진 항체를 분획해 만든 것으로, 국내 환자들에게는 전면 무상공급된다.

CEPI와 계약에 따른 백신 위탁생산은 3월부터 본격화된다. GC녹십자는 코로나19 사태 이전 오창공장을 증설해 10억 도즈 규모의 생산 설비를 마련했다. 이는 일일 8시간 생산 기준으로, 2·3교대로 확장할 경우 더 많이 생산할 수 있어 추가 계약에 대한 기대감도 이어진다. 업계는 CEPI와의 CMO 계약 가치만 2조86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GC녹십자 오창공장에서 혈장 분획 공정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제공=GC녹십자)

국산 1호 치료제 승인 앞둔 셀트리온…해외 진출도 속도

코로나19가 확산하자마자 치료제와 진단키트 개발에 뛰어든 셀트리온은 국산 1호 코로나19 치료제 허가가 유력하다.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성분명 레그단비맙·CT-P59)는 지난달 29일 조건부 허가를 신청했으며, 현재 식약처 검증 자문단 회의를 거쳐 중앙약사심의위원회와 최종점검위원회의 심사를 앞두고 있다. 앞서 정부는 렉키로나주를 1월 내 승인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렉키로나주는 임상 2상 결과 경증~중등증 환자의 중증환자 발생률을 위약군 대비 54% 낮추는 효과를 확인했다. 임상적 회복을 보이는 시간은 3일 이상 단축했으며, 안전성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셀트리온은 국내 허가와 함께 미국과 유럽에서 긴급사용승인을 추진하고 있다.

치료제 개발과 동시에 셀트리온은 체외진단기업 휴마시스와 손잡고 신속항원진단키트를 개발했다. 미국 자회사를 통해 2400억 원 규모를 현지에 공급하기로 했으며, 렉키로나주가 승인받으면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 관련 사업의 급성장에 힘입어 셀트리온의 올해 매출은 2조 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렉키로나주는 보수적으로 추정해도 올해 6000억 원 규모의 수출을 달성할 수 있다"면서 "2분기 중 승인과 수출이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미약품도 '코로나 비즈니스' 시작…대웅·종근당은 허가 신청 임박

한미약품은 최근 열린 제39회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로드맵을 공개했다. 진단키트와 치료제를 개발하고, DNA·mRNA 백신 생산이 가능한 평택 바이오플랜트를 활용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평택 바이오플랜트는 연간 최대 10억 도즈 분량의 백신 생산이 가능하다. mRNA 백신의 생산기지를 찾고 있는 모더나의 CMO 계약 후보지로 거론되는 이유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DNA·mRNA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이 충분하다"며 "팬데믹 상황 극복을 위해 종합제약기업이 이바지할 수 있는 부분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진단키트 사업을 먼저 가시화했다. 파트너사와 함께 개발한 신속항원진단키트를 내달 초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치료제 개발은 아직 초기 단계로, 전임상 후보물질을 도출한 상태다.

약물 재창출 방식으로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인 대웅제약과 종근당은 1월 중 각각 조건부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대웅제약은 만성 췌장염 및 위 절제 수술 후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로 쓰이는'호이스타정'(성분명 카모스타트 메실레이트)의 임상 2b상을 마쳤다. 호이스타정은 상용화가 가시화된 다른 국산 치료제와 달리 경구용이란 점이 특징이다. 이 밖에도 구충제 성분 '니클로사마이드'(DWRX2003)로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종근당은 항응고제 및 급성 췌장염 치료제 '나파벨탄'(성분명 나파모스타트)의 러시아 임상 2상에서 중증환자를 대상으로 표준치료군에 비해 약 2.9배 높은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임상 3상에서는 국내외 대규모 환자군을 통해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그동안 쌓은 R&D 노하우가 코로나19 상황에서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만 특정해서 R&D를 시작하면 부담이 될 수 있지만, 기존 역량을 활용하는 전략을 취해 속도를 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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