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인수 후보로 구글·폭스바겐·베트남 빈그룹 등 거론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해당 사업을 철수할 경우 올해 LG전자의 영업이익이 1조 원 이상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시장조사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LG전자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3조7000억 원이다. 이는 LG전자의 MC사업본부 철수를 고려하지 않은 전망치로, 그럼에도 지난해 영업이익 3조1900억 원보다 16% 증가하는 것이다.
향후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수할 경우 실적 변화는 이보다 훨씬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NH투자증권은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수할 시 올해 매출액은 67조8000억 원에서 62조7000억 원으로 감소하겠지만, 영업이익은 3조5000억 원에서 4조2000억 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존 영업이익 전망치보다 20% 증가한 수치로, 지난해 역대 최대 영업이익 3조2000억 원에서 1조 원 수직 상승하게 되는 것이다.
유진투자증권은 LG전자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3조8000억 원에서 4조5000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4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키움증권도 영업이익이 4조 원을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는 2015년 2분기 이래 23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영업적자 규모는 지난 4개년 평균 8000억 원 수준이며, 올해는 6700억 원의 적자 지속이 전망된다. 지난해 말까지 누적 영업적자는 5조 원 규모에 이른다.
LG전자는 모바일 사업이 적자를 기록하기 시작한 2015년부터 투자금액을 줄여왔다. MC사업본부 투자액은 2015년 3807억 원을 기록한 뒤 2016년 1855억 원, 2017년 1201억 원으로 꾸준히 낮아졌다. 2018년에는 총투자액이 982억 원으로 1000억 원을 밑돌았고, 2019에는 762억 원에 그쳤다.
지난해 1096억 원을 투자하며 3년 만에 1000억 원 이상을 집행했지만, 사업 반등을 이뤄내지 못했다.
LG전자 사업본부 전체 투자금액 중 MC사업본부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5년 17.1%, 2016년 7.4%, 2017년 3.1%로 꾸준히 낮아졌고, 2018년부터는 2%대에 머물렀다.
향후 시나리오로는 사업부 축소, 중저가 중심 운영, 매각 등 다양한 방법들이 거론된다. 실제 매각이 추진될 때는 MC사업본부를 인수할 잠재적 후보로 구글과 페이스북, 폭스바겐, 베트남 빈그룹 등이 거론되고 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로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자체 생산 스마트폰의 존재감은 낮다. 페이스북은 LG 스마트폰 사업과 결합해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베트남의 삼성전자로 불리는 스마트폰 제조사 빈그룹은 스마트폰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 독일 폭스바겐의 경우 전장 사업 강화를 위해 인수에 뛰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어떠한 결정이 나든 그동안 큰 비중을 차지했던 MC사업본부의 영업적자 리스크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가전과 전장부품, B2B 등의 사업 집중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생활가전과 TV를 필두로 전장 사업 등에서 실적을 받쳐주며 성장세가 기대된다.
유진투자증권은 “하반기 전장부품 턴어라운드로 전 사업부 흑자 구조 달성 및 자율주행, 로봇 등 미래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