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환절기에는 혈압 변동 폭 커져 주의 필요
뇌동맥류 터지면 손상 부위별에 따라 후유증 제각각
성인병 관리 필수…중년 이후 뇌혈관 촬영 권장
뇌동맥류는 뇌 속 혈관이 얇아지면서 부풀어 올라 혹이 생긴 상태로, 뇌졸중을 부르는 ‘뇌출혈 전 단계’를 의미합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5년 5만8541명이었던 뇌동맥류 환자 수는 2016년 7만828명, 2017년 8만492명, 2018년 9만8166명, 2019년 11만5640명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뇌출혈은 원인에 따라 ‘외상성 뇌출혈’과 ‘자발성 뇌출혈’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외상성 내출혈은 교통사고 같은 외부 충격으로 뇌혈관이 터지면서 생기는 출혈을, 자발성 뇌출혈은 질병으로 인한 출혈을 가리킵니다.
자발성 뇌출혈 중 가장 흔히 발생하는 게 ‘지주막하출혈’입니다. 두개골 안쪽에서 뇌는 경막·지주막·연막으로 구성된 3중 뇌막에 둘러싸여 있는데, 뇌동맥류는 지주막하 공간에 위치해 파열되면 우선 지주막하에 혈액이 퍼지게 되므로 지주막하출혈이라고 합니다
뇌동맥류 파열은 보통 혈압이 갑자기 높아지는 상황에서 발생합니다. 특히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겨울철과 일교차가 벌어지는 환절기에는 혈압의 변동 폭이 커져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뇌동맥류 발병률은 인구의 2~3%, 뇌동맥류가 터질 확률은 10만 명당 50명 수준입니다. 뇌혈관 질환은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혈관이 터지는 ‘뇌출혈’로 구분할 수 있는데, 뇌경색은 노인 환자가 많지만, 뇌출혈은 50~60대 중년층에서 많이 발생합니다.
뇌동맥류가 생기는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흡연·고혈압·당뇨·동맥경화 등이 위험인자로 알려져 성인병 치료와 금연이 필수죠. 가족력이 있다면 정기적인 뇌 CT·MRI 검사를 통해 적극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최근엔 혈관 건강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강검진을 통해 뇌동맥류를 발견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뇌혈관이 경미한 수준으로 터지면 출혈 순간에 두통이 발생합니다. 의식이 있는 환자들은 망치로 머리를 세게 얻어맞은 듯하다거나 평생 이렇게 아픈 적은 없었다고 표현할 정도로 극심한 통증을 호소합니다. 출혈 자체로 뇌막이 자극돼 오심·구토와 뒷목이 뻣뻣한 증상이 나타나고, 심각한 경우 두개골 내 압력이 올라가면서 뇌가 압박돼 의식저하·혼수상태에 빠지거나 사망할 수도 있습니다.
뇌동맥류가 터지면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는 환자는 3분의 1 수준입니다. 나머지 3분의 1은 돌이킬 수 없는 후유증을 남기고, 3분의 1은 사망한다니 무서운 질환이죠.
뇌에 있는 동맥은 전 뇌동맥·중 뇌동맥·후 뇌동맥·추골동맥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손상 부위에 따라 후유증도 다르게 나타납니다.
전 뇌동맥이 손상 시 팔·다리 반신마비와 더불어 성격 변화·인지 장애가, 운동중추가 있는 중 뇌동맥이 손상되면 언어장애·팔다리 마비 증상이 나타납니다. 후 뇌동맥 손상 시 시야 장애가 발생하는데, 특히 우측 후 뇌동맥이 손상됐을 땐 양 눈의 좌측 시야가 보이지 않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머리의 뒷부분에 자리하고 있는 추골동맥이 손상되면 현기증이 나타나고 사물이 겹쳐 보이는 증상이 생깁니다.
뇌혈관 수술을 받는다는 건 두렵고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뇌에는 혈관뿐 아니라 수많은 신경이 가느다란 실처럼 뻗어있어 수술이 쉽지 않죠.
비파열성 동맥류는 환자의 나이·건강 상태·동맥류 위치·모양·크기 등을 고려해 치료합니다. 크기가 2㎜ 이하거나, 고령 내지는 다른 중대한 질병을 앓고 있다면 경과 관찰을 하면서 보존적 치료를 합니다. 파열성 동맥류는 재출혈 가능성을 낮추고 이후 나타나는 합병증을 치료하기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치료하게 되죠.
치료 방법은 크게 ‘개두술 및 뇌동맥류 결찰술’과 ‘혈관 내 코일 색전술’이 있습니다.
뇌동맥류 결찰술은 신경외과에서 시행하는 전통적인 방법의 수술로, 두개골 편을 제거하고 뇌 조직 사이에 있는 뇌동맥류를 확보한 뒤 작은 클립으로 뇌동맥류 발생 부위를 묶어주는 방법입니다.
혈관 내 색전술이라는 새로운 치료법도 등장했습니다. 혈관에 가느다란 카테터를 삽입해 뇌까지 접근한 다음, 뇌동맥류 안에 백금으로 된 코일을 채워 혈액이 흐르지 않도록 하는 방법입니다. 혈액이 흐르지 않으면 뇌압의 영향이 없으므로 혈관이 터질 위험도 사라지죠. 색전술 이후에는 정기적인 추적검사를 통해서 잘 유지되는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뇌동맥류가 생기는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원인을 모르기 때문에 명확한 예방법도 없죠.
평소 혈관 건강과 기저질환 관리에 힘쓰고, 위험인자를 갖고 있거나 직계 가족 중 2명 이상 뇌동맥류를 진단받은 적이 있다면 뇌혈관 촬영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 만합니다. 중년 이후엔 증상이 없더라도 뇌혈관 검사를 통해 한 번쯤 확인해 보는 것을 권장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 예방과 조기 진단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