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 속도...인구의 25% 이상 접종률 기록
‘백신 집단면역 실험’을 자처한 이스라엘이 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이달 말까지 국제선 여객기 운항을 금지하기로 했다고 24일(현지시간) CNN이 보도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날 각료회의를 열고 총리 주재 관계기관 회의가 제안한 국제선 항공편 운항 중단안을 승인했다. 이로써 26일 0시부터 3차 봉쇄가 끝나는 오는 31일까지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공항의 모든 국제선 여객기 이착륙이 금지된다.
총리실은 “추가적인 변이 바이러스 유입을 막기 위한 조치”라면서 “특수한 상황으로 여행이 필요한 경우 보건부와 교통부가 주도하는 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국제선 여객기 운항 금지는 전 세계에서 인구 대비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가장 높은 이스라엘이 감염 확산을 막고 백신 접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내놓은 강력한 조처 중 하나다. 이스라엘은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한 후부터 이스라엘 여권 소지자만 입국을 허용하고 대부분의 외국인 입국을 제한해왔는데, 이번에 엿새간 국제선 이착륙을 금지하는 카드까지 꺼내든 것이다.
이스라엘은 실시간 백신 접종 데이터를 미국 제약사 화이자에 제공하는 조건으로 조기에 대규모 물량을 확보했다. 이스라엘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9일 이후 전체 인구(약 930만 명)의 25% 이상이 접종을 받았다. 이날 오후까지 1차 접종을 마친 인원은 252만여 명, 2차 접종까지 마친 사람은 97만3000여 명이다.
인구 대비 접종률이 가장 높지만, 이스라엘에서는 지난주 하루 신규 확진자가 1만 명을 넘어서는 등 코로나19 확산세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변이 바이러스도 속속 확인됐다. 임신 중인 확진자 7명에게서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됐고, 3명의 여성 확진자에 대해 변이 바이러스 확인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 당국은 3차 봉쇄 기간을 이달 말까지로 연장하는 한편, 방역 수칙 위반자에 대한 처벌과 단속도 강화했다.
백신 접종 대상도 확대하고 있다. 당초 고위험군과 고령층 중심으로 이뤄졌던 백신 접종은 최근 40대와 대학입시를 앞둔 16~18세 청소년, 임신부에게도 시작했다. 하루 접종만 20만 건에 육박한다. 일부 보건부 관리들은 500만 명 접종 완료가 예상되는 3월 초까지 공항 폐쇄 등 강력한 봉쇄 조치를 이어가야 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