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김종철 전 대표의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여성 정치인으로서 당에서 활동하면서 우리 울타리는 나름대로 안전하다고 느꼈는데 모두 착각이었던 것 같다"며 "어떤 변명도 필요 없이 '너희들도 다르지 않았다'는 비판은 얼마든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26일 방송된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성추행 사건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충격이 많이 컸다. 정말 실망했을 국민들과 정의당에 애정을 가진 분들께 부끄럽고 죄송스러웠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정의당 김종철 대표는 25일 같은 당 장혜영 의원을 성추행한 사실이 드러나자 당 대표직에서 전격 사퇴했다. 김종철 전 대표는 25일 입장문을 통해 "피해자가 원치 않고 전혀 동의도 없는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행함으로써 명백한 성추행의 가해를 저질렀다"며 장혜영 의원에 대한 성추행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류호정 의원은 "우선 먼저 발생한 사건부터 잘 처리하는 것부터가 가장 시급하고 그 뒤에 분명히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전수조사에 관한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당내의 다른 일들은 발생하지 않았는지에 대해서 조사를 한다든지 교육에 대해서 점검을 한다든지 당내 성 평등 문화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의당은 성 평등 수칙도 있고 매뉴얼도 있고 교육도 부지런히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우리가 답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실패했다"며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정의당이 젠더 문제에 취약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노동뿐만 아니라 성 평등 또한 정의당의 당명이고 진보정당의 정체성이다. 저도 여성 정치인·정당인으로서 당에서 활동하면서 우리 울타리는 나름대로 안전하다고 느꼈는데 모두 착각이었던 것 같다"며 "어떤 변명도 필요 없이 '너희들도 다르지 않았다'는 비판은 옳고 얼마든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종철 전 대표를 형사고소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엔 "피해자가 형사고소가 아니라 공동체 내 해결을 원했고 피해자 의사를 존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원칙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게 됐다"면서도 "우선 피해자가 당에서 무관용 태도로 사건을 처리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서 피해 사실을 알렸다고 했다. 적어도 그 기대와 신뢰만큼은 반드시 지켜야 피해를 경험했거나 경험하고 있거나 앞으로 경험하게 될 모든 분들을 보호하고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