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 18㎡ 점포 작년 초 1억원→3억원 '껑충'
용적률 상한 400%로 투자수요 몰려
고척공구상가 시장 재건축 조합 설립 추진위원회는 올해 중 구청에서 정식 승인를 받기 위해 상가 소유주 동의서를 걷고 있다. 임종금 추진위원장은 "상가에 점포가 1308개 있는데 500명 정도에게 동의를 받았다"며 "승인 직전 단계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에 따르면 시장 정비사업 추진위원회로 승인을 받으려면 토지 소유주 과반에게 동의를 받아야 한다.
1988년 문을 연 고척공구상가는 대지 넓이 3만5382㎡, 연면적 5만886㎡인 산업재 전문상가다. 주로 철재와 부품 등 산업 기자재 점포가 밀집돼 있다. 문을 열었을 때만 해도 구로ㆍ영등포 등 공단 수요 등으로 활황을 누렸으나 이들 공단에서 제조업 공장이 줄고 중국산 제품이 밀려들면서 활기가 예전만 못하다. 재건축 움직임이 움튼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주변에 아파트촌이 들어서면서 재건축 압력은 더 커졌다. 현재 고척공구상가는 고척 아이파크, 한효아파트, 현대우성아파트 등에 둘러싸여 섬처럼 남아있다.
임 위원장 등은 2017년부터 상가 재건축을 준비해왔다. 추진위는 상가 자리에 아파트 단지와 오피스텔, 상가 등을 지으려 한다. 고척공구상가를 재건축하면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게 추진위 구상이다.
재건축 움직임이 알려지면서 투자 수요도 붙기 시작했다. 고척동 소생공인중개사무소 김영범 대표는 "강남이나 목동 등에서 온 외부 투자 수요가 많다"며 "이젠 물건이 없어서 중개를 못 한다"고 말했다. 점포 가격도 전용면적 18㎡형 기준 지난해 초 1억 원에 거래되다 연말엔 3억 원까지 육박했다.
고척공구상가가 준공업지역에 속한다는 점도 투자 수요를 끌어들이고 있다. 서울시도시계획 조례에 따르면 준공업지역 용적률 상한은 400%로 일반주거지역 용적률 상한(250%)보다 1.6배 높다. 용적률 상한이 높으면 건물을 더 높게 지을 수 있어 재건축 등에서 사업성이 더 좋아진다. 정부도 지난해부터 주택난을 해소하기 위해 준공업지역 공장 부지 개발에 나서고 있다. 고척동 W공인 관계자는 "정부 개발과 맞물리면서 개발이 더 원활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재건축이 실제 성사되기까진 넘어야 할 관문이 많다. 상가 재건축은 주택 재건축ㆍ재개발보다 권리관계가 복잡해 사업이 지체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김영범 대표는 "일단 상가를 갖고 있으면 아파트가 되든 오피스텔이 되든 사업성은 좋을 것"이라면서도 "아직 초기 단계라 갈 길이 멀다. 10년 이상을 바라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