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상품은 브랜드의 이미지에 타격을 입힙니다. 위조상품의 양이 많든 적든 상관없이요. 마크비전은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를 통해 이커머스 시장의 신뢰와 투명성을 더하고자 합니다.”
스타트업 ‘마크비전(MARQVISION)’ 공동 창업자이자 사업총괄을 맡은 이도경 부대표는 마크비전을 이렇게 소개했다.
이투데이와 만난 이 사업총괄은 “마크비전의 솔루션이 파워포인트나 액셀과 같은 ‘필수재’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 브랜드와 IP 관리가 향후 시장의 성패를 가르는 만큼, 마크비전을 통해 위조상품을 단속하고 기업 가치를 키워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사업총괄은 위조상품이 곧 사회가 당면한 문제로 떠오르리라 전망했다. 특허청이 지난해 10월 발표한 ‘위조상품 온라인 방지대책’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온라인쇼핑몰 거래가 늘었고, 2020년 8월까지 온라인 위조상품 신고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4.4% 폭증했다. 반면 수사인력 부족으로 신고건의 2.8%만 수사에 착수하고 있다.
마크비전의 구성원들은 수작업보다 AI의 모니터링 효율이 압도적이라 판단해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는 “업무 퍼포먼스를 분석해 보니 비용은 50분의 1로 절감할 수 있고, 모니터링 효과도 (수작업 대비) 30배 이상”이라며 “처음 서비스를 론칭했을 때 결과인 만큼 AI 모니터링 기간이 늘어날수록 성과가 좋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마크비전은 패션, 식품, 뷰티 등 산업별로 각각 10만 개 이상의 정품 이미지 데이터를 보유 중이다. 위조상품 적발 정확도도 90%를 웃돈다. AI 솔루션 기반인 만큼 제거할 수 있는 위조상품의 개수에도 제한이 없다. 이에 힘입어 매출도 매월 200% 이상 증가하고 있다. 랄프로렌 코리아, 삼양식품 등 글로벌 고객사도 확보한 상태다.
마크비전은 ‘셀러맵핑’ 서비스를 제공, 위조상품을 유통하는 다수 판매자들 사이의 연관성도 찾아내고 있다. 실제 한 글로벌 뷰티 브랜드를 분석한 결과 위조상품 판매자 30여 명이 하나의 유통망을 공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1300여 개에 달하는 위조상품을 판매해 75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거둔 일당들이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었는지 물었다. 이 사업총괄은 스타트업 콜라보스페이스의 ‘블록(BLOCC)’ 사례를 꼽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방역용품이 관심을 끌던 시기, 독특한 디자인의 안면 보호대로 관심을 끈 브랜드다. 해외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Kickstarter)’, ‘인디고고(Indiegogo)’ 및 ‘마쿠아케(Makuake)’에서 11억 원 이상 펀딩을 받기도 했다.
이 사업총괄은 “아이디어 제품인 만큼 상품에 대한 디테일한 정보가 (출시 전) 공개됐었다.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의 위조상품 업자들이 상세 페이지를 보고 제품을 도용한 사례”라며 “8개 국가 11개 이커머스 사이트에서 유통되던 위조상품 판매자 계정과 제품을 신고했다. 이렇게 제거된 위조상품 규모가 150억 원”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마크비전은 미국을 정조준하고 있다. 세계 최대 액셀러레이터 ‘와이콤비네이터’의 투자육성 프로그램에 선발된 만큼 미국 진출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구상이다. ‘기존 산업이 적극적으로 해결하고 있지 않은 영역에 대한 대안을 제시했다’는 와이콤비네이터의 평가가 큰 힘이 됐다.
이 사업총괄은 “중국, 동남아 시장에서 위조상품이 가장 많이 유통된다. 이 경험을 북미 시장에서도 넓혀 나가는 게 올해의 과제”라며 “특히 미국에서 수많은 브랜드가 발생하는 만큼 마크비전의 기술이 필수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