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ㆍ생활용품…화장품 고르게 사업 분산해 리스크 줄여…명실상부한 'K뷰티 왕좌' 오를지 관심
(차석용 부회장의 'CEO 메시지')
코로나19라는 재앙 속에서도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의 매직은 통했다. 음료, 생활용품, 화장품으로 고르게 분산된 사업으로 리스크를 줄인 차석용식 내진설계 덕분이다.
부문별로 보면 연간 화장품 부문 총매출은 4조 4581억 원, 영업이익은 8228억 원을 달성해 전년 대비 각각 6.1%, 8.3% 역신장했지만 화장품업계 1위에 새롭게 이름을 올린 점이 고무적이다. 생활용품 부문에서 1조 8733억 원, 영업이익은 2053억 원을 달성해 전년 대비 각각 25.9%, 63.0% 성장했고, 음료 부문에서도 1조5132억원, 영업이익은 1928억 원으로 선전했다.
4분기 매출만 놓고 봐도 총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한 2조944억원, 영업이익은 6.3% 증가한 2563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4분기 실적을 실현했다.
이같은 실적 호조는 화장품, 생활용품, 음료 부문으로 탄탄하게 설계된 사업 포트폴리오가 코로나 충격을 방어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화장품 부문 4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0.9% 감소한 1조 3245억 원, 영업이익은 5.4% 증가한 2254억 원을 기록했다. 럭셔리 중심의 차별화된 전략과 해외시장 호조가 뒷받침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광군제에서 LG생활건강은 후ㆍ숨ㆍ오휘ㆍ빌리프ㆍVDLㆍCNP 등 6개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가 15억5000만 위안(약 2600억 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보다 174% 신장하면서 최대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특히 ‘후’ 브랜드는 광군제 매출이 전년 대비 181% 증가하면서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매출 순위에서 에스티로더, 랑콤에 이어 3위에 올라 뷰티브랜드 '10억 위안(약 1680억 원) 클럽'에 입성하기도 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지난해 화장품 시장이 부진했지만 LG생활건강의 프리미엄 라인 충성고객들의 꾸준한 구매가 이어졌다"며 "지속해서 글로벌 전략을 추진해 온 럭셔리 브랜드들이 해외 시장에서도 호응을 얻은 결과"라고 말했다.
차석용 부회장의 '내진 설계' 결과물로 일컬어지는 생활용품, 음료 사업부문도 매출 증가세를 보였다.
생활용품 사업의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한 100억 원을 달성했다. 매출도 23.6% 증가한 423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탈모케어 ‘닥터그루트’, 바디케어 ‘벨먼’ 등 프리미엄 브랜드에 집중하고 디지털 채널을 통한 소비자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한 결과다. 특히 빠르게 성장하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직영몰 확대와 온라인 마케팅 강화, 라이브 방송 판매 등 적극적인 활동으로 다양한 브랜드들이 고성장세를 지속했다.
음료 부문 매출도 호조를 보였다. 4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3.7% 성장한 3469억 원, 영업이익은 17.1% 증가한 209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6.0%로 0.7p% 개선됐다. 코로나 여파로 집콕족이 늘면서 탄산수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품목별로 ‘코카콜라’는 전년 동기대비 13%, ‘몬스터에너지’는 55%, ‘씨그램’은 36% 성장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컨센서스 평균치를 기준으로 지난해 아모레그룹 뷰티사업보다 자사의 뷰티사업 매출이 앞설 것으로 본다"라면서 "자체 시장 조사 결과 생활용품은 줄곧 업계 1위였고, 음료 경우도 지난해 소폭 앞서고 있어 사업별로 업계 1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