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인터내셔널, LG전선 등 산업계 비롯해 현지 진출한 금융사들도 비상
경제개방 이후 성장잠재력을 믿고 투자에 나섰던 국내 산업·금융기업들이 현지 쿠데타로 인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실제로 미얀마는 2011년 경제개방 이후에는 5400만 명이 넘는 인구와 풍부한 지하자원을 바탕으로 매년 6~7%씩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1일 코트라에 따르면 미얀마에 대한 외국의 투자도 경제 개방 이후 석유, 가스, 제조업, 통신 분야를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한국은 미얀마에 6번째로 많은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해 6월을 기준으로 한국은 총 184건의 사업에 40억5700만 달러(약 4조5296억 원) 규모를 현지에 투자했다.
대표적으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얀마의 쉐퓨, 미야 등 2개 해상 가스전에서 가스를 생산해 중국과 미얀마에 판매하고 있다. 2019년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곳에서 연간 최대 물량인 2162억㎥ 가스를 생산, 판매했다. 그해 회사 전체 영업이익의 70%를 차지했다. 여기에 추가로 마하 가스전을 신규로 탐사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미얀마 수도는 중북부에 있고, 가스전 사업부는 서남부 해안 쪽에 있어 거리가 좀 있다”라며 “오늘(1일) 일어난 일이기도 하고 아직 별다른 이상은 없지만 우선 직원들은 필수 인력 빼고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예의주시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LS전선은 전력케이블과 가공선을 만드는 생산법인을 현지에 두고 있다. LS전선은 2017년 현지법인 설립을 위해 그룹 계열사인 가온전선과 각각 1800만 달러(약 200억 원)를 투자했고, 지난해 3분기를 기준으로 7875톤에 달하는 연간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LS전선 관계자는 “현재 공장 가동 상태 이상 없다. 현지에서도 예측이 쉽지 않은 상황이고 실생활에는 지장 없지만 향후 사태 대비해서 대비책 마련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현지 주재원으로는 LS전선아시아에서 2명. 가온전선 2명이 있고 나머지는 미얀마 현지직원들로 구성돼 있다.
이 관계자는 “미얀마 법인은 베트남보다 늦게 시작한 국가이기도 하고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작년까지 적자였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흑자 전환하며 성장하려고 계획이었다”라고 전했다.
현지 법인 없이 지점과 주재원 정도를 두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도 비상연락망 운영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권도 신남방정책의 전략적 영업거점으로 꼽히는 미얀마에서 발생한 군부 쿠데타로 비상대응체계를 구축했다. 올해 현지법인을 설립한 일부 은행은 미얀마 쿠데타로 인한 영업 공백을 막기 위한 ‘핫라인’을 구축하는 등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이날 미얀마 중앙은행은 모든 은행에 영업을 전면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영업재개 시점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미얀마는 시중은행뿐만 아니라 국책은행들까지 현지 금융당국의 인가를 잇달아 획득하면서 올 최대 글로벌사업 격전지로 지목됐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수년 전 미얀마에 진출, 소액대출 법인과 사무소·출장소 형태로 영업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미얀마에서 외국계 은행 처음으로 현지법인을 세운 KB국민은행은 미얀마 현지와 핫라인을 구축하고, 현지 정국에 대해 상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미얀마 대사관의 조치 사항에 예의주시하며 직원 안전을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대사관 지침에 따라 현재 재택근무를 진행하고 있다. 미얀마 양곤 지점 1곳을 운영하는 신한은행도 이날 임시휴업에 나선 상황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고객·직원 안전목적, 전산업무 불가 등을 이유로 이날 하루 임시 휴업한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미얀마 양곤지점에 주재원 3명, 현지직원 35명을 보유하고 있다. 미얀마는 중국·인도·태국 등과 국경을 접하고, 인도양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신남방지역의 전략적 요충지로 꼽히고 있어 국내 은행들의 공략이 강화되고 있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