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요거래소의 증시 동향과 한국 주식시장의 특징 분석
지난해 한국 주식시장은 주가 변동성이 크고, 특정 기업에 대한 의존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풍부한 유동성으로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실물경제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하락의 위험성이 상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해 주요거래소의 증시 동향과 한국 주식시장의 특징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 세계 주식시장은 각국의 통화확대 정책, 금리 인하 등 풍부한 유동성에 의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경제성장률과 기업의 실적은 대부분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주가 상승과 경제 기초체력 간 큰 괴리를 보였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조사대상 주가지수는 작년 3월 저점을 기록했으나, 이후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급격히 회복했다.
특히 코스피의 경우 2019년 말 대비 2020년 말 상승폭이 30.7%로 조사대상 지수 중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S&P500은 16.2%, 니케이225 16.0%, 상하이 종합주가지수 13.9%, 항셍지수 △3.4%를 기록했다.
각국 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경기가 급격히 침체하자, 통화확대, 금리인하 등 돈 풀기에 나섰고 주가가 동반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와 반대로 코로나19로 인해 기업실적과 경제성장률은 크게 하락했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모든 조사대상국에서 전년 대비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미국, 일본, 홍콩, 한국은 마이너스 경제성장(중국제외)을 기록할 전망이다.
기업실적도 저조하다. 조사대상 지수에 속한 상장기업들의 작년 1~3분기 누적 매출 및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의 주가 변동성은 상하이 종합주가지수를 제외한 모든 조상 대상 지수에서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코스피의 경우 2019년 주가 변동성이 17.7%로 조사대상 중 가장 낮았으나, 2020년에는 97.1%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지수의 시가총액 1위 기업이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조사한 결과, 코스피는 삼성전자 28.4%로 가장 높았고, 항셍지수의 텐센트 16.6%, S&P500의 애플 6.7% 순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급증한 개인투자자 거래비중은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국내 유가증권시장 개인투자자 거래비중은 2016년~2019년 50% 내외를 유지했으나 2020년에는 65.8%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5년 내 가장 높은 비중이다.
대부분의 글로벌 금융사가 풍부한 유동성과 코로나19 백신보급으로 올해도 주가 상승을 예측하는 가운데, 경제성장률·기업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경우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 또한 존재한다. 모건스탠리는 기업들의 이익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올해 S&P500이 8%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보고서는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한국의 경우 실물경제가 주가를 뒷받침하지 못해 주가가 급락하는 경우 개인투자자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