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의 핵심 계열사 삼형제가 글로벌 IT기업 애플과의 자율주행 전기차 위탁 생산 정식 계약이 임박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증시 상승을 이끌고 있다. 계약 실제 주체로 지목된 기아차를 필두로 현대모비스와 현대차 등의 잠재력에 시장 전체가 주목하고 있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계약에 대해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3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기아차와 애플은 이달 중 애플카 생산을 위한 4조 원 규모 정식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기아에 4조 원 규모 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2024년 출시를 목표로 기아가 생산하는 애플카 물량은 초기 연간 10만대 수준이고 최대 40만대 규모까지 확대한다는 것이다.
기아차는 장 중 한 때 10만2000원까지 상승했고, 현대모비스와 현대차가 각각 36만5000원, 25만25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애플과의 협력설 이후 시장에선 현대차그룹과 기아차의 기업 가치 상승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김귀연 흥국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IT 기업인 애플과 밸류체인 공유만으로도 현대차그룹의 브랜드 가치가 상승이 가능하다"며 "현대차가 만드는 애플카가 2025~2027년 양산될 경우 현대차는 10~50만대의 시장점유율(M/S)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과의 협력이 성사되면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모빌리티 전략이 대내·외적으로 인정받게 되는 '신의 한수'가 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차세대 모빌리티 전략(친환경차·자율주행·도심항공모빌리티 등)을 추진 중이다. 그동안 신 사업의 가능성에 대한 의심의 시각을 잠재울 수 있게 된다.
특히 애플을 시작으로 빅테크기업의 수요가 늘어날 경우 현대차그룹이 두각을 보일 것이란 견해도 나온다.
김민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애플카 개발 파트너로서 현대차그룹의 경쟁력은 빠른 전동화 전환을 통한 미래 기술 역량, 완성차에서 부품 제조로 이어지는 그룹내 자동차 산업의 수직계열화를 통한 안정적 공급 능력"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애플 외에도 소프트웨어 역량에 강점을 갖는 빅테크 업체들의 모빌리티 사업 진출은 가속화 될 것"이라며 "현대차그룹 및 협력 부품사들의 제조 역량에 대한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향후 전기차 진출을 노리는 기업으로 알려진 곳들은 애플·알파벳(구글)·아마존·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등이다.
기아차·애플의 협력의 기대감은 자칫 시장을 선점당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됐다. 자율주행을 기반으로 한 실주행 데이터를 빠르게 수집하고 있는 테슬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애플의 선택과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생산능력과 맞아 떨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차그룹 측면에서 주목할 점은 애플뿐만 아니라 다수의 업체들로부터 제의가 들어오고 있다는 것"이라며 "연산 700만대 규모를 다룰 수 있는 글로벌 생산능력과 부품 공급망 및 판매망 관리능력, 전용 전기차 플랫폼(E-GMP) 구축, 자율주행·모빌리티 대응력 향상 등으로 독립 사업자로서뿐만 아니라 제휴 대상으로서의 현대차그룹의 위상과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현대자동차그룹은 기아차와 애플이 미래차를 위한 협력계약을 추진한다는 보도에 대해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