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서울시-하림, 양재동 옛 화물터미널 개발 놓고 '공방' 가열

입력 2021-02-03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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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양재동 옛 화물터미널 부지를 도시첨단물류단지(파이시티)로 조성하는 사업을 서울시가 고의로 지연시키고 있다는 하림그룹의 주장에 대해 서울시가 반박하고 나섰다.

시는 3일 서울시청에서 양재 한국화물터미널 부지와 관련한 브리핑을 열고 "해당 부지가 도시첨단물류단지 시범단지로 선정, 반영됐다는 이유로 하림 측이 기존 서울시 도시계획과 배치되는 초고층·초고밀 개발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상지(파이시티)는 양재 R&D 혁신지구 내 양재IC 인근에 위치한 도시계획시설(유통업무설비) 부지다. 규모는 9만여㎡다. 한 때 파이시티 부지로 불렸던 이 곳은 국내 최대 복합유통단지를 조성하려던 사업이 좌초되면서 10여년간 방치됐다. 1조3000억 원의 몸값으로 공매에 나왔지만 연이어 유찰됐다. 하림그룹은 2016년 손자회사인 하림산업을 통해 이 부지를 4500억 원에 사들였다. 그해 해당 부지는 국토교통부 도시첨단물류단지 시범단지로 선정됐고, 한 달 뒤에 국가계획(제2차 물류시설개발종합계획)에 반영됐다.

그러나 하림그룹은 4년6개월 간 해당 부지 개발의 첫 삽을 뜨지 못했다. 그룹 측은 해당 부지를 도시첨단물류단지로 조성하는 국가계획 사업을 서울시가 고의 지연시키고 있다며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이정화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이 일대는 상습교통정체 지역이라는 점을 감안해 오랜 논의를 통해 용적률 400%이하로 관리되고 있고, 도입용도를 R&D 중심으로 전환하고자 지구단위계획 변경 절차를 추진 중"이라며 "수많은 연구·논의로 해당 부지 도시계획 기준이 명확해졌는데도 사업자 측은 시의 도시계획과 배치되는 초고층·초고밀 개발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에 따르면 하림 측은 당시 최대 용적률(800%)을 적용시킨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다. 지하 개발까지 포함하면 1600% 이상이었다.

이 국장은 "상습 교통정체 지역인 양재IC 일대의 극심한 혼잡과 특혜적 과잉개발 논란이 우려된다"며 "(사업자 측이) 담당 공무원을 상대로 민·형사상의 소송 압박을 가하는 등 시의 정당한 공공행정을 고의 지연하고 있다고 압박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2015년부터 양재동 화물터미널 부지를 포함한 양재·우면 일대 300만㎡ 규모를 4차산업 ‘R&D 혁신거점’으로 육성하는 마스터플랜을 수립 발표한 상태"라며 "사업자 측이 해당지역의 개발여건과 시 상위계획 등에 걸맞는 계획을 제안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서울시가 반대 의견을 내는 과정에서 국토교통부, 서초구 등 관계 부처와 협의하지 않았다는 하림의 주장에 대해서도 "사전 교감이 있었다"고 일축했다.

이날 하림 측도 입장문을 내고 "'용적률의 상한선까지 적용할 수 있다’는 국토교통부의 물류단지개발지침에 따라 허용될 수 있는 최대 용적률을 적용시켜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것"이라며 "지난 4년여 동안 도시첨단물류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금융비용, 각종 세금, 개발용역비 등 약 1500억 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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