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1.9조 달러 슈퍼 부양책 결국 축소하나

입력 2021-02-04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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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지급 기준 조정 가능성 내비쳐
1인당 1400달러 현금 지급액은 양보 안해

▲왼쪽부터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3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경기부양책을 논의하고 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야당인 공화당의 반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경기부양책 규모를 축소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현금 지급액은 양보할 수 없지만, 지급 기준을 조정해서라도 빠르게 처리하겠다는 의지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민주당 하원의원들과의 비공개 전화 콘퍼런스에서 1조9000억 달러(약 2120조 원) 규모 경기부양책 처리를 논의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1인당 1400달러 현금 지급액은 변경하지 않는 대신 지급 기준은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공화당에 한발 양보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급 기준을 낮춘다면 전체 부양책 규모는 상당히 축소된다. 현재는 연간 7만5000달러 이상 소득을 버는 사람과 부부 합산 15만 달러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사람은 현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돼있다.

공화당은 재정 부담을 우려해 6180억 달러 규모 수정안을 내놓았다. 수정안에는 기준을 연 소득 4만 달러로 낮추고 지급액도 1000달러로 조정하는 안이 담겼다. 바이든 대통령은 1일 자체 부양안을 내놓았던 공화당 상원의원 9명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면담했지만, 부양책 규모에 대한 견해는 굽히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콘퍼런스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급 대상을 정하는 기준은 이전에 있었던 2차례 경기부양책 집행과 다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사람들이 그것을 필요로 하는 만큼 1400달러 지급안에서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시작부터 약속을 어기진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콘퍼런스 이후 “바이든 대통령은 지급 기준 변경에 열려있다”며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최종 경기부양책이 자신의 제안과 똑같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알고 있다”며 “입법 과정의 일부라는 것을 잘 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내에서도 현재의 지급 기준은 너무 관대하다는 지적이 나와 조정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은 내부에서 기준을 5만 달러로 낮추고 부부 합산 기준도 10만 달러로 조정하는 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현금 지급액은 1400달러로 고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 집무실에서 민주당 상원 지도부와 면담하며 경기부양책 처리를 거듭 당부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면담 후 “실질적인 논의를 했다”며 “민주당과 백악관은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통과시키기 위해 하나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또 “초당적으로 이를 처리하고 싶지만, 우리는 강해야 한다”며 “미국이 가진 문제가 너무 커 우리는 지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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