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집밥족’에 힘입어 농심이 연 매출 역사를 새로 썼다.
농심은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2.6% 늘어난 2조 6398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고 4일 잠정 공시했다. 수익성 면에서도 눈에 띄는 실적을 보여 영업이익은 1602억 9749만원으로 103.4%나 증가했다.
국내 라면시장에서도 1위를 제대로 굳혔다. 이날 시장전문 조사회사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라면시장 규모는 2조6230억원으로 전년보다 커진 가운데 농심의 시장점유율(53.3%)도 전년과 비교해 1.7%포인트 올랐다.
농심이 올해 들어 연 매출 최고 실적을 갈아치운 배경은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 집밥 인구의 증가 덕분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선전하며 농심은 글로벌 5위 라면 기업으로 등극했다. 그간 해외시장에서 라면은 주식의 개념보다 간식이라는 인식이 강했으나 기생충에 등장한 ‘짜파구리’의 인기와 해외 언론에서 ‘신라면 블랙’이 극찬을 받는 등 호재가 잇따르며 K라면의 위상이 달라졌다. 이 같은 호재가 농심의 해외 실적 성장으로 이어진 셈이다.
농심은 지난해 해외 총매출이 전년과 비교해 24% 성장한 9억 9000만 달러(한화 1조 1073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농심의 대표 선수는 신라면과 짜파게티다. 신라면의 해외 매출은 농심 해외 매출의 40%에 달한다. 특히 짜파게티는 지난해 '2000억 브랜드'에 최초 입성했다. 전년 대비 19% 성장한 2190억 원의 최대 매출을 기록하면서다. 짜파게티 출시 이래로 연간 매출액이 2000억 원을 넘긴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지난해 연간 판매량만 약 3억4000만 개에 이른다.
한편 농심은 해외 수요 증가로 미국과 중국 현지 생산설비를 완전가동하고 수출물량을 늘려왔다. 미국에서 코스트코 등 주요 유통망을 점진적으로 늘리고 영국의 테스코, 모리슨, 아스다, 독일의 레베, 에데카 등 메이저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꾸준히 영업망을 확대하며 해외매출 증가의 기반을 다져왔다. 올해 농심의 해외사업 매출 목표는 11억 1000만 달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