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벤처붐의 숨은 주역 액셀러레이터②-1]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 “나노 의약품 상용화 목표”

입력 2021-02-0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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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경기도 성남시 LH기업성장센터에 위치한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 연구소에서 박영환 대표가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하루 세 번 챙겨 먹어야 하는 약을 깜빡 잊은 경험은 누구나 있다. 알약은 몸에 들어가면 모든 장기로 균일하게 전달돼 아프지 않은 부위도 영향을 받는다. 가령 과다 복용 된 소염제는 간 손상을, 진통제는 신장 기능 저하를 일으킨다.

‘약물전달시스템’은 하루에 한 번만 먹어도 원하는 효과를 얻고, 병이 있는 곳에만 약물이 집중적으로 가게 해 부작용을 줄이는 기술이다.

바이오 벤처기업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는 2017년 5월 설립돼 나노 의약품에 특화된 약물전달시스템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첫 파이프라인인 ‘SNB-101’은 미국과 한국에서 임상 1상 승인을 받고 췌장암, 위암 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투약을 진행하고 있다. 프로드럭 항암제 이리노테칸의 활성대사체인 SN-38을 이중 나노 미셸 약물전달기술로 개발한 제품이다. 정상조직에는 약물이 덜 가고 암 조직에는 많이 들어가는 고분자 물질구조다.

박영환 대표는 “꿈의 신약이라는 나노기술은 임상까지 진입하는 게 굉장히 어려운데 일반적인 물질의 크기로 있을 때는 성질을 그대로 가지고 있지만, 나노화되면서 특성이 완전히 변한다”며 “대량생산이나 스케일업을 하는 단계로 가면서 특성을 놓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 상용화된 나노 의약품은 전 세계 5~6개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설립 5년 차인 스타트업이지만 중소벤처기업부의 ‘팁스(TIPS)’, 보건복지부의 ‘비임상시험 지원과제’ 등 굵직한 국책과제에 선정됐다.

정부 과제 승인을 받으려면 5명 이상의 다양한 전문가가 심사해야 한다. 전 임상 단계마다 검증을 받으면서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는 기술성을 꾸준히 인정받았다.

20억 원 규모 정부지원금을 비롯해 시리즈 A(약 70억 원), 시리즈 B(130억 원)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다.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창업을 시작한 초창기에는 연구소를 마련하지 못해 벤처기업 인증조차 받을 수 없었다.

이때 액셀러레이터 젠티움파트너스와 박현준 대표의 도움이 컸다.

시드 투자를 받으면서 벤처기업 인증을 획득하고 정부 과제에 참여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법률, 세무 자문과 다양한 관계자들을 소개받으면서 성장 발판을 다졌다.

‘SNB-101’ 임상 1상을 마치면 기술이전 파트너를 선정할 계획이다. 글로벌 기술이전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기술을 검증받고 자금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장기적으로 국내 공장을 개설해 유통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기술을 수출하는 데만 머물러있는데 개발에 성공하면 글로벌 회사에 계약금을 받고 팔아버리는 형태가 반복되고 있다”며 “국내에 공장을 짓고 세계 시장에 공급할 수 있는 제조업체까지 가는 걸 장기 목표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바이오는 일반 소비자가 아닌 의사를 상대해야 하는 업종이다. 한국은 임상시험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지만 이를 담당하는 임상의는 상당히 부족하다.

박 대표는 “외국은 의대를 나와도 연구소나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은데 국내는 상대적으로 적다”며 “인력 부족으로 임상의 한 사람이 동시에 30개가 넘는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때도 있는데 관리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인맥을 통해서 자문이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는 환경인데 임상의가 신약개발 등 연구에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많아지도록 정책적인 지원이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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