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발 변이에는 유의미한 예방 효과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가 공동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남아프리카공화국발 변이 바이러스에 제한적인 예방 효과를 보였다. 다만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에는 유의미한 예방 효과가 나타났다.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옥스퍼드대와 남아공 비트바테르스란트대의 연구 결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두 차례 접종하는 것으로는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경증·중등증 발현을 막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FT가 임상시험 참가자 2026명 중 무작위로 이중 맹검 시험을 시행한 결과 남아공발 변이인 ‘501Y.V2’ 변종에 대한 면역력이 심각하게 낮았다.
이 연구 결과는 아직 동료 과학자들의 교차검증을 거치지 않았다. 공식 결과 발표는 8일로 예정돼있다. 연구진은 남아공발 변이로 인한 입원 또는 사망 예방 효과는 아직 판단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임상시험 참가자 중 입원하거나 사망한 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소규모 1·2상 시험 초기자료에서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에 우리 백신의 효과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라면서 “대다수 시험 참가자가 젊고 건강한 성인이어서 중증과 입원 예방 효과는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시험 참가자의 중위연령은 31세였다.
앞서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가 올해 가을까지 변이바이러스 대응하는 차세대 백신을 생산하겠다고 발표했다. 옥스퍼드대는 이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에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옥스퍼드대 임상 책임자인 앤드루 폴러드 교수는 “임상 시험 결과 백신은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인 ‘B.1.1.7’에도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른 제약사도 변이 바이러스에 관한 데이터를 속속 발표하고 있다. 모더나는 자사 백신이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에 예방 효과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밝혀지자 백신 유전자 배열을 재구성해 임상 시험에 나서겠다고 전했다. 화이자는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와 유사한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한 실험실 연구 결과 자사 백신이 예방 효과가 덜했다고 밝혔지만, 변이 바이러스 자체를 시험한 결과는 발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