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들이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서비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적격 수수료율 재산정, 빅테크 시장 진입과 코로나19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미래 생존을 위한 새로운 먹거리 사업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7일 정례회의에서 28개 업체에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결정했다. 이들 업체들은 5일부터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운영한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고객의 동의 하에 공공기관과 금융기관 등에 흩어져 있는 개인정보를 한데 모아 맞춤형 신용,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혁신금융서비스다. 마이데이터 허가를 받으려면 5억 원 이상의 자본금, 보안 설비, 타당한 사업계획 등을 갖추고 대주주 적격성 요건도 충족해야 한다.
7개 전업 카드사 중에서는 신한·국민·우리·현대·비씨카드 등 5개사가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획득했다.
카드업계는 올해 가맹점 수수료 재정산으로 수익 감소가 예고되고 빅테크 시장 진입 등 불안정성이 고조되면서 마이데이터 시장은 생존을 위해 놓쳐서는 안 되는 기회다. 카드사들은 이를 위해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데이터전문 기업과 협업하는 등 다양화와 차별화를 위해 사전 준비를 해왔다. 결제사업을 통해 축적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른 금융업보다 고도화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3월부터 '신한 My리포트'를 운영해왔다. 300만 명이 넘는 사용자를 확보하며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마이리포트는 자동화된 알고리즘으로 소비내역을 카테고리, 기간, 유형별로 분석한 리포트를 제공해 놓치기 쉬운 정기 월납 현황부터 신용도 변동까지 알림톡 기능을 제공한다.
신한카드는 관계자는 "마이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별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새로운 맞춤서비스와 비금융 혜택까지 제공할 계획"이라며 "기존 카드업과 금융영역을 넘어 '라이프&파이낸스'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KB국민카드는 지난해 8월 KB금융 멤버십 플랫폼 '리브메이트'를 마이데이터 중심으로 개편한 3.0 버전을 제공하고 있다. 고객의 자산을 키우는 '자산살림청'을 모토로 소비 패턴에 맞는 혜택을 연결해서 알려주고 금융자산 현황과 소비 데이터 분석을 통해 최적의 맞춤형 금융 상품을 추천, 조언하는 큐레이션 기능을 강화했다.
우리카드는 자산조회에 초점을 맞춰 은행 계좌, 카드 소비 지출 내역 조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통신과 유통, 의료 분야 등 고객 생활 관리와 결제서비스까지 통합한 종합플랫폼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BC카드는 디지털 결제 플랫폼 '페이북'을 통해 축적해온 데이터 역량을 활용한 마이데이터 사업 시너지를 노린다. 2017년 론칭한 간편결제 앱 페이북은 누적고객수가 1000만 명이 넘고 월평균 결제도 1조 원 이상이다. BC카드 관계자는 "국내 최대 규모 카드 결제·가맹점 매출 데이터를 기반으로 마이데이터 사업 기초를 닦을 것"이라며 "밴(VAN)사, PG사(결제대행업체)와 결성한 데이터 연합 간 협업 등을 마이데이터 기반 신규 사업영역을 함께 발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카드와 하나카드는 대주주적격성 문제로 심사가 중지되면서 진출이 답보상태다. 롯데카드는 다음달 예정인 2차 사업자 신청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