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내달부터 급격히 줄어든다. 전셋값이 계속 치솟는 상황에서 입주 물량마저 급감해 전세 품귀 현상이 더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1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서울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은 6271가구다. 지난달(2772가구)의 2배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서울 강동구 고덕강일지구 8·14단지를 비롯해 상일동 고덕자이(1824가구), 강서구 마곡동 마곡엠벨리9단지(962가구), 동작구 상도동 상도역 롯데캐슬(950가구) 등이 줄줄이 집들이에 나선다.
하지만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내달부터 본격적으로 급감한다. 3월 2081가구로 줄어든 뒤 4월(1050가구)엔 1000가구 수준으로 떨어진다. 올해 상반기까지 나올 서울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은 총 1만6054가구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39%(1만 85가구) 줄어든다.
시장에선 입주 물량 급감으로 서울 전세시장이 한 층 더 불안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기 위해 새 아파트에 직접 입주하는 집주인들이 많아져 전세 물량이 과거처럼 쏟아지지 않는다고 해도 입주 총량이 감소하면 전세 물량은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이번주 0.10% 상승했다. 지난달 셋째 주(18일 기준) 이후 3주 연속 오름세가 꺾이고 있다. 하지만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이번주까지 이미 85주 연속 올랐다. 서울ㆍ수도권의 전세난에 지친 수요자들이 매매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수도권 아파트값도 고공행진 중이다. 수도권 아파트값은 이번주까지 3주 연속 0.33% 뛰며 한국부동산원 통계 작성 이후 최고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83만 가구가 넘는 대대적인 주택 공급 대책을 최근 내놨지만 현실화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무엇보다 봄 이사철과 입주 물량 급감이 전세난을 부추길 수 있다고 관측한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본격적으로 봄 이사수요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학군과 교통 여건이 우수한 지역을 중심으로 전셋값 상승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