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결산 배당을 공시한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의 시가배당률을 보면 삼성전자(2.6%)와 현대차(1.6%), 기아(1.6%) 등 3개 기업만이 은행권 최고 정기예금 금리 1.3%를 상회했다.
이들 기업은 시총 최상위권인 만큼 기업의 안정성과 성장성이 기대되면서, 은행 정기 예금 금리보다 높은 배당금으로 투자 매력도가 높은 기업으로 평가된다. 현재 주가로 매수해도 최소 은행 금리보다 이익인 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실적 상승뿐 아니라 성장성 면에서도 시가총액 1위의 면모를 보여줬다.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은행 이자보다 높은 배당까지 더하면 주가 하락에 대한 불안 심리를 잠재울 수 있는 수준이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차량용 반도체 등 글로벌 비메모리 서플라이 체인에서 부품 공급 부족이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며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8조3000억 원으로 2021년의 4개 분기 중에 바닥일 가능성이 크고, 부품의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팹리스·팹라이트 기업보다 제조설비를 가진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IT기업 애플과 전기차(일명 ‘애플카’) 위탁생산 협력 중단으로 떠들썩했던 현대차와 기아는 배당 매력만으로도 투자 가치를 증명했다.
증권가에선 애플카 논의가 중단됐음에도 현대차와 기아차의 기술력으로 중장기 주가는 상승할 것이라고 보고있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단기 주가는 하락했지만, 경쟁력과 밸류에이션(기초체력 대비 주가 수준)을 고려하면 중장기 주가는 회복,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애플은 테슬라 등 IT 기업의 자율주행전기차 시장을 견제하기 위한 자동차 시장 진출 전략이 노출됐다”며 “현대차그룹을 포함한 소수의 OEM(주문자상표부착 업체)만이 해당 협업이 가능한 상대방이 될 수 있다는 것도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정기 예금보다 시가배당률이 낮은 기업은 SK하이닉스 1.0%, LG화학 1.2%, 네이버 0.1%, 삼성SDI 0.2% 등이었다.
SK하이닉스는 코스피가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직전인 지난해 11월 2일 7만9600원에서 12만 원대로 오르면서 배당 매력도가 급격히 떨어졌다. 다만 메모리 업황의 슈퍼사이클(호황)로 향후 실적 개선이 이뤄지면 장기적으로 시가배당률도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유효한 상황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간 주가 급등은 시간을 두면 자연스레 해결될 문제이고, 백신 접종도 결국 점차 속도를 낼 가능성이 있다”며 “시장 금리 상황은 예의주시해야 할 변수이긴 하지만, 다시 주가에 유리한 변수들이 다시 우세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나머지 시총 상위 기업 중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상장 이후 배당을 진행한 적이 한 번도 없었고, 셀트리온과 카카오는 결산 배당 계획을 공시하지 않았다.
이 밖에 시가 배당률이 1%에 못 미친 기업들은 신세계 0.5%, CJ제일제당 1.0%, 엔씨소프트 1.0%, 더블유게임즈 0.6%, LG생활건강 0.7% 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