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별세한 가운데,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보통 사람들의 유쾌한 연대”를 꿈꿨다고 돌아보면서, 그의 뜻을 이어 ‘기득권의 벽’을 “두려움 없이 마주하겠다”고 애도의 뜻을 드러냈다.
이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고문으로 앙상해진 몸에서 뿜어져 나오던 쩌렁쩌렁한 기백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래서 늘 정정하게 곁에 계실 것만 같았다”며 “삶 자체가 대한민국 현대사이셨던 분, 민주화와 평화통일 운동의 선두에서 온갖 모진 고난을 감내하셨던 분, 그러면서도 늘 우리 사회 보통 사람들, 낮은 자들의 유쾌한 연대를 꿈꾸셨다”고 고인을 회고했다.
이 지사는 “선생께서 작사하신 ‘임을 위한 행진곡’의 가삿말처럼, 그리고 전 생애로 실천하셨던 것처럼, 앞서서 나가시는 님을 ‘산 자’로서 충실히 따르겠다”며 “선생께서 평생 맞섰던 철옹성같은 기득권의 벽, 두려움 없이 마주하겠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2016년 12월 당시 ‘국정농단’ 사태에 항의하는 촛불집회에서 백 소장 등과 함께 청와대로 향하는 대열의 앞에 서서 행진하기도 했다.
백 소장은 이날 서울대병원에서 향년 89세의 일기로 영면했다.
1932년 황해도 태생인 그는 1950년대부터 농민·빈민·통일·민주화운동에 매진해왔다. 특히 독립운동가이자 재야 정치인인 고(故) 장준하 선생(1915~1975)과는 백범사상연구소 설립과 민족학교 운동도 전개했다.
1974년에는 유신 반대를 위한 1백만인 서명운동을 주도하다 긴급조치 위반으로 투옥됐다 또 1979년 'YMCA 위장결혼 사건'과 1986년 '부천 권인숙양 성고문 폭로 대회'를 주도한 혐의로도 체포돼 옥고를 치렀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차려졌다. 발인은 19일 오전 7시, 장지는 모란공원이다.